04.26.(일)
10:30
원래는 선약을 잡은 동행인이 있어 함께 전시를 관람할 예정이라 5시 반에 기상하고 아침 먹은 뒤에 씻고 있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총 3차례나 일정 지연을 요청하셔서 9시 30분부터 시작하는 일정이 결국 13시 이후로 늦어짐
그래서 그냥 늦어진 거 숙소에 몸 편하게 있다 나오고 싶었는데, 방 청소를 맡길 거면 무조건 11시 전에는 퇴실해서 방을 비워둬야 한다는 호텔 규정이 있어서 (ㅜ ㅜ) 어쩔 수 없이 10시 반에 숙소를 나왔습니다⋯⋯ 그냥 방청소 안 맡기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하실 텐데 어제도 그렇고 하루 묵을 때마다 쓰레기통이 터지기 직전이었음

그래서 오카야마역 산스테 내부에 있는 공차 들어감 시간 죽이는 데에는 카페만한 곳이 없죠⋯⋯ 근데 막상 시키고 보니까 1인석은 죄다 등받이 없는 창가쪽 의자석밖에 없어서 약간 후회함
원래 공차 오면 블랙 밀크티로 당도 30%+얼음 적게+블랙펄 추가 옵션만 시키는데, 이왕 일본까지 와서 공차 마시는 거 한국에는 없는 메뉴로 자셔보자 싶어서 ざくろ&ストロベリーソーダ라는 메뉴 시켰음! 메뉴 설명 보니까 석류 식초에 딸기시럽 섞은 소다? 느낌이라는데 안에 젤리가 씹혀서 독특하고 꽤 괜찮았음⋯⋯ 저는 워낙에 신 걸 좋아해서 좀 더 새콤해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일녀님들의 취향은 또 모르겠네요
저는 음료를 되게 빠르게 마시는 편이라, 저걸 천천히 마신다고 마셨는데도 이제 11시 10분이 조금 넘는 겁니다 약속시간까지는 앞으로 1시간 30여분 남았고⋯⋯ 계속 앉아있자니 오픈형 매장이라 눈치보이기도 하거니와, 의자도 불편하니 굳이 여기 더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서 마신 거 대충 정리하고 산스테 내부에 놓여져 있는 휴식용 의자들을 정처없이 떠돌다가 역 앞에 있는 에니메이트랑 라신반이나 좀 둘러보기로
11:48


도검난무 코너가 따로 있긴 한데 뭐⋯⋯ 지금은 딱히 사고 싶어 미치겠는 굿즈도 없거니와 어제 산쵸모 전시 보러 가서 박물관에 돈을 너무 많이 붓고 왔고(ㅋㅋ) 판매 중인 것들도 굳이!? 싶은 것들이라 그냥 둘러보기만 했습니다 저 위쪽에 걸린 반신 아크릴은 귀걸이나 목걸이 걸어두는 DP 아크릴? 인 것 같던데 저는 피어싱 맨날 끼던 것만 끼고 다니는데다가 치렁치렁한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쓸 일이 없을 것 같아서 안 샀음
사진에 잘린 아래쪽 매대에도 저거랑 똑같은 다른 남사 아크릴들 많았음 근데 굳이 위로 빼 둔 게 있다는 것은 저놈들이 인기캐라는 거겠죠⋯⋯ 어쩐지 윗쪽 놈들만 재고가 몇 개씩이더라

문제의 그 립앤치크 가챠도 자만추! 저는 여쿨뮤트~여쿨라 그 사이 어딘가라 저 중에서 쓸 만한 게 신신도 두 자루 빼고 아예 없네요 애초에 무슨 생각으로 색 저렇게 뽑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저걸 볼 때마다 머리아픔(ㅋㅋ) 도검난무 굿즈로 화장품 같은 게 나올 때마다 하는 생각인데, 캐릭터 이름값을 붙여서 코스메틱 제품을 팔아먹고 싶으면 캐릭터 고유의 테마컬러나 개성에 중점을 두기보다는 그걸 사 주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지를 좀 더 집중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뭐 한두푼짜리도 아니고⋯⋯
그러니까 어느 날 갑자기 양심없이 어떤 도검남사를 여쿨뮤트라고 팔아먹어도 색 제대로만 뽑아오면 사줄테니까, 제발 좀 우리가 바르고 다닐 수 있는 것을 주십시오
근데 산쵸모는 겨쿨딥 아님?
13:51

어제 레포에서는 맑은 하늘이었는데 오늘 개같이 흐린 거 보이시죠
날씨가 진짜, 정말 레전드로 불친절했음! 비와서 습하고, 축축한데 바람도 세게 불어서 노보리도 뒤집히고 내 앞머리도 뒤집히고 옷 자꾸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여간 온~갖 억까가 덮치는 순간이었는데 그래도 인간이 단순한 동물이라서 그냥 좋아하는 거 앞에 두고 좋은 사람이랑 있으면 그게 알아서 미화가 되덥니다
저는 정확히 24시간 전에도 여기를 왔어서(그 전에는 한 달 전에도 두 번 왔고) 사실 그렇게까지 감흥이 크지는 않았는데, 전시 기간동안만 노보리 걸어놓는 거 하루에 한 번씩은 인증샷을 남겨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함⋯⋯ 그렇게 노보리 앞에서 사진 이것저것 찍고 있자니 슬슬 14시 다 되어 가고 박물관 입장은 16:30 마감이라 슬슬 다음 장소로 움직이기는 해야 할 듯해서 역 앞에 있던 택시기사님 불러서 택시 타고 이동했습니다
원래는 유키에 신사를 먼저 갈 예정이었는데, 거리상으로 제일 멀기도 하거니와 오사후네역에서 박물관으로 출발하는 셔틀버스는 14시 30분 넘어서 출발 + 유키에 신사는 판넬 공개가 15시까지라는 개억까 때문에 유키에 신사를 보내주고 오늘은 어제 제가 못 갔던 (ㅜ ㅜ) 나카자키테이의 쵸모랑 닛코 판넬을 보러 가기로!
14:06
택시 타자마자 기사님께서 도검박물관 가는 거지? 라고 했는데 ㄴㄴ 나카자키테이가는데요 라고 해서 좀 뻘쭘했음 어쨌든 최종 목적지가 거기는 맞거든요⋯⋯


점심시간 걸리는 줄도 모르고 무식하게 냅다 처 오기만 했던 어제의 이 곳을, 드디어 한 달 하고도 며칠 만에 들어갑니다⋯⋯
메인 데스크? 아무튼 앞쪽 지키시는 관리인분들이 어서 오시라고 이것저것 설명해 주시면서 도검난무 콜라보 안에 있다, 며칠 뒤에는 이런 행사가 있다~ 하고 말씀해 주시는데 저는 옆에서 다음 일정 동선이랑 소요시간 계산하느라 그 무엇도 귀에 제대로 들어오는 것이 없었음

이번에 가니까 누군가가 어제 만방 출장샵에서 사신 것 같은 이치몬지 양갱을 디피해두고 가셨더라고요(ㅋㅋㅋ) 양갱 뒤쪽으로 돼지몬지 응마홋페들 줄 맞춰서 진열되어 있는 게 너무너무 귀여웠고 닛코 응마홋페도 빨리 나오길⋯⋯ 이치몬지는 여섯이서 하나임 당연함! 응마홋페나 모찌나 지금 여섯자루 굿즈 발매가 한꺼번에 된 적이 거의 없어서 이 굿즈에는 누가 없고 반대로 이 시리즈에는 쟤가 없고 이런 게 좀 시원섭섭하다고 해야 하나⋯⋯

돼지몬지의 습격이다!
나카자키테이를 마지막으로 이번 후반부 전시에서도 후쿠오카 이치몬지 산책남사 판넬 순회 완료했습니다 🤟🏻🩷 여기는 2층에도 전시관이 있어서 이번에는 처음으로 2층도 올라갔다 왔는데, 시간상 느긋하게 돌아보고 올 만큼의 여유는 없어서 올라갔다가 대충 훑기만 하고 금방 내려왔음
2층에는 이 저택의 역사 뭐 이런 것들보다는 후쿠오카쵸 일대를 다스렸던 쿠로다 가문, 그들이 큐슈로 건너가서 세운 후쿠오카번에 대한 설명 위주로 자잘한 유물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고요⋯⋯ 뭔가 이래저래 설명문도 되게 자세하고 길었는데 읽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다음에 가면 꼭 여유롭게 읽어 보는 걸로
14:30
원래는 나카자키테이 앞에서 택시를 타고 갈 생각이었으나 세토우치가 진심 레전드 깡시골, 촌동네라서 택시 잡는 일본 앱도 여기서는 운영 안 한다 ㉧㉨㉣을 하는 거임 이게 맞나요? 이것 때문에 잠깐 정신병 올 뻔 했는데 다행히 이 근처가 셔틀버스 중간 정류장인 걸 기억해 내고 구글맵 차력쇼해서 비 오는 와중에도 어찌쩌찌 타는 위치까지 찾아갔네요


원래는 오사후네역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가 비젠 후쿠오카(나카자키테이) → 후르츠 가든(지난 레포 2편에서 산쵸모 콜라보 메뉴 먹었던 곳) → 오사후네 도검박물관 순으로 거쳐 가는데, 이번 달 전시부터는 비젠 후쿠오카 중간 정류장의 위치가 옮겨졌거든요⋯⋯ 그래서 나름 이용자들을 배려한답시고 박물관 측에서 바뀐 정류장의 위치를 약도로 알려주기는 했는데 뭐 당최 이걸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지역주민 말고는 알아보기도 힘든 지역명을 잔뜩 박아놔서 이거 찾는 데에만 한 5분 걸린 것 같습니다
하여튼 무사히 비를 뚫고 셔틀버스 타는 데까지 도착! 비 오고 우산 피고 지도 보느라 뺑뺑 도니까 정신이 없어서 어딘지도 못 알아먹고 일단 지도 안내대로 가는데, 오른쪽 지도에 나온 후쿠오카 우체국 근처까지 가니까 이제 대충 여기가 어디쯤인지 알겠더라고요

이거 얼마 주고 발주했을까 궁금하네요 저기까지는 또 어떻게 달았을 것이며⋯⋯
정류장 근처에는 이미 우산 쓰고 기다리신 사니와님 두 분이 계셨는데, 이 현수막을 찍고 있으니까 친절하게도 옆으로 비켜서서 사진 찍을 수 있게 배려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해요 (ㅜ ㅜ)
14:50

오늘도 어김없이 세토우치의 하수도를 지키는 50억의 남자⋯⋯ 아무리 생각해도 저번달 22일에 설치식을 보고 귀국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시간이 사실 그렇게 여유롭지만은 않아서 이거 찍고 바로 박물관 들어가려고 했는데 동행분이 물산관을 먼저 들어가서 저도 그냥 겸사겸사 구경이나 할 겸 갔네요 어차피 사고 싶었던 것들은 어제 올클을 해놨기 때문에!

어제는 못 봤던 것: 레지 카운터 근처 진열대 속에 에뛰드 MOOD의 키링을 달고 있는 돼지 모찌가 들어 있더라고요 뭐지? 하고 보니까 일본도 관람용 루페? 확대경? 같은 걸 판매하는 것 같았습니다. 특별히 산쵸모 테마 사양으로 만들어진 거라서 그런지 가격이 정말 셌는데⋯⋯ (너무 비싸서 찍어두지도 않음) 갖고 싶기는 했음 왜냐면 가끔 앞뒤로 저거 들고 칼 진득하게 가까이서 보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ㅜ ㅜ) 다음에는 개인적으로 사 와서 보든 해야지


이번에는 물산관 옆에 있는 가검/모조도 코너에도 가 보기로 했는데, 하나같이 다 아는 이름들에(ㅋㅋ) 외장도 너무 화려하고 예뻐서 진심 죄다 탈취해서 한국으로 가져가고 싶었음! 사실 저번달에 왔을 때도 어제 왔을 때도 여기의 존재를 인지하고는 있었는데 한 번 들어가면 한 30분은 못 나올 것 같아서 안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오늘 드디어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네요
비단 모조도나 가검뿐만 아니라 여기에서는 진짜 명문이 있는 칼들도 판매 중이었는데, 특히 그 중에서 키요미츠의 단도가 너무너무 예뻐서 (ㅜ ㅜ) 정말 갖고 싶었습니다 비록 가격은 638,000엔이었지만⋯⋯ 이 코너 한 번 쭉 돌고 나니까 산쵸모 모조도를 언젠가는 기필코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듦 몇 년이 걸리더라도 꼭 갖고 말겠어요
15:32

노보리가 바람 때문에 구겨져서 좀 웃기게 나오긴 했는데 어쨌든 박물관 무사히 입장!
어제는 입관료를 내고 티켓 받아서 들어갔는데, 오늘은 어찌저찌 동행 껴서 무료 입장이 가능했고⋯⋯ 오너 카드를 제시하는 대신 티켓 수취는 불가능하다고 해서 좀 고민했지만 오늘 배부하는 티켓 디자인을 보니 저번달에 받아 뒀던 디자인이랑 동일한 거라서 일단은 패스.
이 티켓이 4장 정도를 모으면 산쵸모 도신을 완성할 수 있는 디자인인데, 킷사키만 2개를 받아버리는 셈이 돼서 안 받았습니다만 지금 생각하면 그냥 입장료 내고 중복이라도 받아올 걸 싶네요
15:43
도검박물관을 총 4차례 방문하면서 1층 전시실을 딱 2번 가 봤는데, 그마저도 들어가자마자 여기는 산쵸모 전시관이 아니구나 싶어서 대충 둘러보고 나왔기 때문에 사실상 정식으로 진득하게 관람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라네요 ㉻㉻

이 녀석은 1층 전시실 입구에 들어오자마자 전시되어 있던 산쵸모 우츠시로, 오오노 요시미츠라는 도공분께서 2016년도에 제작하신 아이입니다! 유키에 신사에 있던 산쵸모 우츠시보다도 더 하몬의 재현도가 뛰어나고, 특히 좌측 하단 설명에 적혀 있는 도신 길이와 소리를 보면 실제 산쵸모의 그것과 거의 유사한 수치(도신 79.1cm에 소리 3.3cm)일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한 자루라는 게 여실히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조명이 아주 화려하게 빛나고 있어서 정말 반짝반짝 예뻤고요⋯⋯ 이 친구는 아무래도 연식이 얼마 되지 않는 아기 칼이다 보니 하바키도 반짝거리고 깨끗해서 또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2층 전시실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저 멋진 칼이 막 단조되어서 손을 거의 타지 않았을 때에는 딱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싶고, 한편으로는 거의 비슷한 모습이지만 실제 산쵸모와는 차이가 나는 부분들도 보여서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도 있었네요

이녀석 얼마 전에 치요코로 실장했지요! 우카이파의 도공 운쥬가 만든 우치가타나 한 자루도 1층 전시실에 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우카이파 내의 다른 도공들(운쇼, 운지)에 비하면 완성도가 떨어지는 칼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금요일에 운쇼를 보고 난 후의 감동이 크기도 해서 솔직히 아주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직접 와서 보고 나니 선대가 너무 잘나서 후대가 묻히는 감도 없지 않은 것 같거든요⋯⋯ 뭐 당연히 운쇼 운지보다는 완성도가 낮아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저는 이런 스구하도 정말 좋아하는지라 즐겁게 보고 나왔어요 (ㅜ ㅜ) 도검난무 좋아한 지 고작 1년 조금 지났기도 하고, 일본도 관람에 그리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지만 오히려 이렇게 담백한 하몬과 곧게 잘 빠진 칼날이 무기로서의 면모를 더 짙게 보여주는 것 같다고도 느꼈네요

huhuhuhu
이 무라마사는 코시라에까지 함께 전시되어 있는 아이입니다! 동명의 도공이 여러 차례에 걸쳐 이름을 습명한 것으로 여겨지는 아세노쿠니 지역 무라마사파는 미다레바, 그 중에서도 넓은 부분과 좁은 부분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진 모양이 상자의 모서리 같다고 하여 '하코미다레바' 내지 '하코바'라고 불리는 하몬이 특징이라고 해요. 사진으로도 아주 불규칙하고 멋진, 큼지막한 하몬이 잘 보이시죠⋯⋯

1층 전시관은 3면이 모두 유리로 된 ㄷ자 형태의 전시실이었는데, 입구 기준 오른쪽은 고카덴을 중점으로 대표 작품들을 설명하는 코너였습니다. 고카덴 중에서도 미노덴 하면 단연컨대 카네사다와 카네모토죠! 그 중에서도 이 친구는 산본스기(三本杉)로 대표되는 2대 카네모토, 이른바 마고로쿠 카네모토의 유명한 작풍을 담고 있는 아이였습니다.
산본스기 하몬을 처음 정립한 2대 카네모토에서 후대 카네모토로 넘어갈수록 점차 산본스기의 배열이 규칙적이고 일정해지는 패턴을 보이는데, 이 작품은 여타에 비하면 다소 규칙적인 하몬이 드러나기 때문에 2대 카네모토(마고로쿠)보다는 좀 더 후대의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이 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인게임 혼마루에 마고로쿠가 없었기 때문에(ㅋㅋ⋯⋯) 예쁘긴 한데 괘씸하네? 하면서 되게 열받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렇게까지 예쁜 칼이 왜 내 혼마루에는 없는 거지 하면서⋯⋯
지금은 비보 토쿠토쿠 사서 데려왔어요 과금 최고!
16:04
이제 산쵸모가 있는 2층 메인 전시실 입장. 전시 종료는 17시 정각, 오사후네역으로 출발하는 셔틀버스는 17시 5분에 출발하므로 지금부터 저는 1시간 내에 산쵸모 관람+사진 촬영+연수동 안쪽 도검난무 만방 출장샵 들르기 이 모든 걸 다 해내야 합니다
라고는 해도 폐관 시간이 가까워져서 그런지 전시실 안에 정말! 놀라울 정도로 사람이 얼마 없는 거예요 일요일 늦은 저녁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몇 안 되는 사니와분들만 남아 계시는 것 같았고, 그마저도 전시 보시면 미련없이 휙~ 하고 가 버리셔서 잘하면 이거 30분 정도 이 칼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 배경에 사람 없는 희귀샷을 건질 수 있겠다 싶어서 오히려 늦게 박물관 온 게 전화위복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음
제가 이 2층 전시실 안의 모든 칼들을 찍어서 하나하나 설명하는 레포를 썼다면 참 좋았을 텐데, 저는 그럴 힘도 없고 의지도 없고 다 필요없는, 정신병농도 180%의 이치몬지여시 상태였기 때문에 (ㅜ ㅜ) 이번에도 다른 칼들보다는 산쵸모에 더 열을 올리고 있었네요⋯⋯ 전시실 안에 다이한냐 나가미츠 우츠시도 있었는데, 이 때 너무 피곤해가지고 분명 보긴 봤는데 자고 일어나니 기억이 없음 ㉦㉥
다이한냐 씨, 죄송합니다 올해 도국박 가서 진짜 실물 관람하고 오는 걸로 땡쳐주세요⋯⋯

인기투표 느낌으로 어떤 칼이 가장 좋냐고 물어보는 투표도 있었는데(ㅋㅋ) 맨 마지막에 전시되어 있는 오사후네 카네미츠의 타치가 압도적 1위였고요⋯⋯ 근데 왜 1위였는지도 알 것 같은 게, 하몬도 엄청 화려하고 하바키도 예쁘고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었거든요. 당연하게도 산쵸모는 항목에 없습니다 그 칼이 있었으면 모든 사람이 산쵸모에 한 표를 넣어서 스티커 범벅이 됐을 것임
저는 당연히 코가라스마루 우츠시(스케카네)로 했고요, 아빠 없으면 안 됨!
16:29

또 다시 보여줘야 돼
산쵸모 전시는 가운데에 줄이 따로 있는데, 아까 크게 한 바퀴 돌면서 벽쪽에 진열된 칼들 볼 때만 해도 사람이 꽉 차 있던 것이 차례 오니까 제법 한산해서 사실상의 독점 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배경에 사람이 없는 좋은 사진을 건졌어요/// 물론 산쵸모를 보러 사람들이 많이 와 주는 건 정말 기쁜 일이고 이 칼이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지만, 사람 많을 때는 진~짜 사람이 더럽게 많아서 〇발 사람 없는 사진 좀 찍어보자 ! ! ! (ㅜ ㅜ) 하는 마음도 있었거든요 그걸 드디어 오늘 해 보네요⋯⋯

했던 얘기 또 할 거니까 슬슬 질린다 싶으신 분들은 사진만 대강 걸러서 보세요
나카고는 새까맣고 검은 질감에 만지면 당장 파상풍 걸릴 것 같은데(ㅋㅋ) 하바키부터 도신은 아주아주 매끄럽고 반질거리죠 이게 정말 좋은 부분입니다⋯⋯ 사실 철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붉은 녹이 스는 것과 일본도의 나카고에 검게 녹이 스는 건 과정 자체가 아예 달라서, 붉은색 녹은 산소와 물에 노출되었을 때 나타나기 때문에 철의 내구성을 현저하게 떨어트리는 악영향을 줍니다. 검은 녹은 반대로 산소가 제한된 고온의 환경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철 내부로 산소와 수분이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일부러 검은 녹을 슬게 하여 내구성을 높이는 제련 방법도 있을 만큼, 일본도의 나카고에 스는 녹은 칼 전체를 보호해 주는 멋진 역할을 하는 거죠///

키리코미가 너무〇려요
따지고 보면 저 키리코미는 한참 나중에 생겼을 텐데, 딱 절묘하게 저 부분에는 하몬이 거의 없고 킷사키 쪽으로 좀 더 뻗어가서야 화려하게 하몬이 타오르기 시작하는 게 또 산쵸모의 멋있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하몬이 화려한 부분에 키리코미가 났다면 아무리 영광의 상처라고 하더라도 좀 마음이 아팠을 것 같은데(ㅜ ㅜ) 아냐 그래도 좋아했겠지요 저는⋯⋯


2046 계정에서 도검난무의 후쿠오카 이치몬지파가 내세우는 '일가의 수장'이라는 자리는 도대체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 건가⋯⋯ 라는 주제에 대해서 꽤 길게 트윗을 써 놓은 게 있었는데, 요약하자면 '그 시대에 존재하는 모든 검들을 통틀어 후쿠오카 이치몬지의 작풍과 위상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한 자루'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실제로 산쵸모는 이치몬지의 걸작, 비젠덴의 명물이라고 말하기에 손색이 없는 아이고요! 나카고의 一 명문이라는, 어찌 보면 도파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없는 무명도임에도 당당히 국보라는 귀한 문화재가 되었잖아요.
당연하게도, 제작자도 만들어진 지역도 가늠하기 힘든 무명도보다는 그를 단조한 도공의 명문이 남아있는 일본도가 훨씬 감정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그만큼 취급도 귀하겠죠⋯⋯ 물론 하몬이 지문 수준이라고는 해도 산쵸모는 도파의 배경이라는 플러스 요소조차 없이 순수체급으로 우에스기 가문의 명도가 되고 국보가 된 셈이라 그 자체로도 너무 기특하고 자랑스러움🫳🏻🫳🏻


이번 전시에는 특별히 산쵸모의 뒷면을 볼 수 있도록 길쭉한 거울이 아래 설치되어 있었어요! 사실 저번달에는 우치가타나 양식의 전시 방식이었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그 때 저는 이미 산쵸모의 뒷면을 본 셈이지만⋯⋯ 이렇게 거울로 보니까 또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지난번 전시 레포에 앞뒤 둘 다 보고 싶으니까 낚싯줄로 매달아서 조명 쏘고 굴비처럼 전시하자(ㅋㅋ)라고 했었는데, 또 거울 설치해서 앞뒷면 다 보게 해 준 게 새삼 고맙네요 얘네 레포 읽은 거 아냐? ㉧㉨㉣

이제 정말 폐관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전시실 안에 사람이 몇 없어갖고⋯⋯ 이번 전시가 2분 감상 예약제가 아닌 것에 무제한 감사를 올리며 전시실을 크게 한 바퀴 더 돌아서 산쵸모를 조금 더 감상했어요/// 기회만 된다면 몇 시간씩이고 진득하게 보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어서(ㅜ ㅜ) 참 언제 봐도, 몇 번을 봐도 볼 때마다 아쉬운 칼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미련 없이 더 이상 안 만나러 오는 것보다는 조금의 미련을 묻어두고 다시 만나러 오는 날을 기약하게 만드는 멋진 칼이야
늘 멋진 기억을 만들어 줘서 고맙습니다
나는 오늘의 기억으로 또 너를 만날 1년을 기다리겠지⋯⋯
16:38
전시실을 나오니 1층이 많이 어둑어둑해져 있더라고요 이 날은 하루종일 비가 왔어서 그런지 불이 안 켜져 있었으면 이미 폐관했나? 나 갇혔나? 싶은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아마도 올해 마지막이 될 풍경이고 "진짜너무커"
언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다음번 전시에도 전투 스탠딩 등신대를 주면 좋겠습니다⋯⋯ 5억의 칼인데 그 정도는 해 줄 수 있는 것 아닌지 솔직히 니네도 산쵸모로 돈 짭짤하게 벌었잖아(ㅋㅋ)
등신대 사진 찍으면서 옆 유리진열장에 있는 산쵸모 도신 상세사진 구경하고 있는데, 근처에 서성이시던 오카야마현 주민(이 인근에 사시는 듯) 여성분이 한국어로 얘기하는 걸 들으신 것 같았어요⋯⋯ 중국에서 왔냐 물으시길래(ㅋㅋ⋯⋯) 한국인인데 저는 비행기 타고 엊그제 왔고 전시 보러 오카야마까지 왔다고 대답했더니 진짜 이 전시만을 위해 온게 맞냐고 하셔서
그래요
그 선생님은 도검난무 이런 것들이랑은 딱히 관계 없고 사는 지역에 국보 전시가 있어서 가족들이랑 같이 보러 온 느낌이셨고, 그렇게 붙잡혀서 한 10분 정도 대화 나눴음 일본도 전시의 감상 포인트라든지, 산쵸모의 어떤 점이 대단한 건지, 이건 뭐하는 놈인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기까지 오느라 안 피곤했냐 힘들지는 않았냐⋯⋯ 이런 것들 물어보셨습니다.
10분 남기고 슬슬 나갈 때 돼서 입구 쪽으로 가니까 가족분들(남편이랑 따님으로 추정) 불러서 봐봐 이 사람들 이 전시 보러 한국에서 왔대⋯⋯ 라고 하시는데 진심 부끄러워서 죽고 싶었네요
16:50
마지막으로 만방 출장샵 구경하고 가려고 비가 미친, 존니처내리는데 우산 급하게 피고 연수동 안쪽으로 질주함


어떤 도검남사만 売り切れ라서 너무 웃김
분명 이치몬지 여섯자루 다 출장 나왔는데 어떤 님만 온데간데 없으시고

박물관에 딸린 후레아이 물산관에서는 실제 도공분들께서 저렇게 금속판에 직접 글자를 각인해서 파는 키링? 같은 상품이 있는데, 오늘 연수동 판매존 들렀더니 웬 돼지완파쿠가 영구근시永久近侍라고 쓰여 있는 명찰을 매달고 있어서(ㅜ ㅜ) 진심 미친 너무코여워⋯⋯/// 눈동자에 초롱초롱하게 비즈 붙어있는 거 보이시죠 아기가 총명한데 의젓하게 혼자도 잘 앉아있네요⋯⋯ 너무 기특하네요
도검남사들이 이렇게 소장처랑 관광명소에서 사랑받을 때마다 정말 마음이 너무 좋습니다 유키에 신사에서는 쵸모 라비코레가 손님 접대 내번 서고 있고, 물산관에서는 영구근시 서고 있고 아주 의젓하고 자랑스럽고, 사실 이 완파쿠 때문에 눈동자 비즈 혹해서 집에 있는 가내 왕빡돼지한테도 초롱초롱눈동자 해줄까 고민이 많음
16:55
폐관시간 5분 남기고 물산관 재입장해서 인생 최후의 등신대샷 끌어치기 드감


이번 여행도 그렇고 탑꾸를 잘 안 꺼낸 것 같아서(ㅜ ㅜ)! 오늘은 이 친구들로도 같이 찍었음 너무 화려하고 예쁘죠⋯⋯ 왼쪽 사진에 있는 일러스트는 뭐 다들 아시듯이 2020년도 산쵸모 귀향 기념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었던 스다센의 아주아주 멋진 일러스트/// 등신대 옆쪽 이젤에 전시되어 있는데 늘 그렇듯 아주 늠름하고, 멋있으시고⋯⋯ 근데 볼 때마다 하는 생각: 산쵸모 하몬 그리다 번아웃 안 오실까

焼き鳥になれ
일녀룩 입고 온 김에 양심없이 유메죠시샷 한 번 찍어 봐야죠
근데 진짜 산쵸모 너무 크고, 남자라서 그냥 앞에 서면 누구나 여자가됩니다⋯⋯
17:05
집에 가자꾸나⋯⋯ 여기 올 때까지만 해도 설마 마지막 셔틀버스를 타 보겠어? 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이 날 마지막 셔틀버스에 타게 되었음 이거 못 타면 걸어서 30분동안 하염없이 오사후네역으로 걸어가야 함, 이 비를 뚫고

다음은 언제가 될까?
상식적으로 올해 안에 다시 전시는 안 할 것 같고요(이미 보름 좀 넘게 전시를 해서) 해도 내년에나 할 듯한데, 도검박물관 공식 영문 트위터를 보니 산쵸모 코시라에는 아예 전반부 전시를 마지막으로 2028년도까지 안 나온다고 합니다(ㅜ ㅜ) 않되⋯⋯ 그래도 운이 좋아 코시라에를 두 번이나 봤으니 다행입니도


버스 타고 역으로 오니 5시 15분쯤? 됐길래 전철은 30분 출발이고, 화장실 잠깐 다녀와서 마지막으로 도검박물관 전시 홍보 광고 찍었음! 이제 전시 끝나면 이 광고도 안 나오려나⋯⋯ 아무래도 그렇겠죠 아쉽긴 해도


잘가게
다시 이 그리운 오사후네역 간판을 보내줘야 합니다 다음에는 좀 더 맑고 상쾌한 날에 보자(제발)⋯⋯
18:36
지하철에서 내린 건 18시 조금 안 돼서였고, 메뉴도 오코노미야키로 정해지긴 했는데 뭔놈의 가게가 더럽게 비싸거나 안 여는 곳들 뿐임 + 기껏 골라서 들어간 가게가 만석임 + 비 준나내림 ! ! ! 의 개시키이슈로 웨이팅 한 20분 넘게? 하다가 겨우 들어갔습니다
일정 지연 이슈로 6시쯤 아침 먹은 후에 점심을 아예 안 먹고 있었더니(사실 일정 소화하는 중에는 입맛도 그다지 없었고) 확실히 배가 고프기는 하더라고요⋯⋯ 가격이 워낙 싼 가게라 큰 기대는 안 했는데 따뜻한 요리랑 술 같이 먹으니까 위장 잘 채워지는 기분이고 만족스러운 저녁식사였네요

그리고 숙소 돌아와서 또 술마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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