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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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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라노 님

 
 
아뇽하세요? 2046입니다
 
저는 2025년 1월 14일에 사장님이미쳤어요 10주년감사 100자루파격세일을 한다는 소식에 혹해서 도검난무를 시작하고 갓 신임 딱지를 뗀 1년차 사니와구요⋯⋯ 사실 일본사를 정말 좋아해서 자연스레 일본도에 대한 관심도 제법 있었기 때문에 24년도 여름에 단기연수로 도쿄를 방문했을 때 도국박에서 일본도 전시관만 30분 서성였던 기억이 있네요
하여튼 오시로 잡게 된 칼: 산쵸모고, 국보임 그래서 얼마나 전시가 어려운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이런 것들은 알고 있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일본의 국보 공개 기준에 대해 알아보면
 
2018년에 개정된 [국보・중요문화재의 공개에 관한 취급 요항(国宝・重要文化財の公開に関する取扱要項)]에 따르면 금속류에 해당하는 일본도는 연간 150일 이내, 소장처 외부로의 이동은 2회 이내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국립박물관 등 고도화된 전시 환경을 갖춘 곳이나 문화청의 특별 승인이 있다면 150일보다 더 길게 공개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으나 대체로 '문화재의 온전한 보존'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이니만큼 150일을 꽉꽉 채워 전시하는 경우는 드문 편이고요.
 
산쵸모 같은 경우에는 통상적인 국보 공개 가능 일수인 60회도 다 채우지 않을 정도로 장기 전시가 드물고(이해합니다⋯⋯) 소장처인 오카야마현 세토우치시 비젠 오사후네 도검박물관도 접근성이 그다지 좋지 않은 곳이라고들 해서(저는 경기도민이라 이 부분은 체감이 안 됐습니다) 아 내가 산쵸모를 실제로 보는 건 아주아주 먼 나중의 일이 되겠구나⋯⋯ 뿡검난무 탈빠하기 전에 이 칼을 실제로 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가야겠죠?

 

그렇댑니다
그럼 가야겠죠?
 
산쵸모 소장처에서 저 공지가 뜬 게 10월 31일이었는데 마침 저는 2026년도 2학기 교환학생 파견 전 대학을 1년 쉬고 있는 상황이었고

지금아니면언제갈건데⋯⋯

상황이 돼서 아직 오지도 않은 2026년 3월의 일정을 조정하기 시작함
 
다행히 산쵸모가 있는 오카야마현까지는 대한항공에서 직항을 수·금·일에 한 편씩 띄워주고 있었고(1) 오카야마 공항과 오카야마 시내는 버스로 30분 정도면 금방 가는 가까운 거리였으며(2) 오카야마역에서 오사후네역까지도 갈아탈 필요 없이 아코선으로 30분이면 갈 수 있었기 때문에(3)
완전히 야르 ㅋㅋ
라는 마음으로⋯⋯ 저 자신에게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1937년 산쵸모가 중요문화재로 처음 지정됐던 날을 기념해서 12월 24일 왕복 항공권 예매와 숙소 예약을 끝냈습니다
 
→ 4월 25일부터 시작되는 2차 전시 중에는 대한항공의 증편으로 월요일 운행이 추가되고, 비행기 시간도 조금씩 바뀝니다! 저처럼 오카야마 직항으로 다녀오실 분들은 업무 참고하시길
 

 
그렇게 천천히, 피할 수 없는 산쵸모전시로 인도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온몸비틀기를하면서 정신병 스택만 누적시키다가 드디어 그 날이 옴
 

 
03.20.(금)
 

06:01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도착
출국까지 2시간 남았네요
지금 갖고 있는 핸드폰 기종이 ESIM을 지원하지 않는 구형 기종이라 어쩔 수 없이 와이파이 도시락을 써야 하는데(그래서 9월에 나를 때는 폰 교체하고 가기로 함) 수령 가능 시간: 오전 6시부터 이난리

원래 5시 반에는 도착하는 걸 목표로 했는데 아빠가 씻느라 개오래걸림! 어차피 엄마랑 같이 차 안에서 나오시지도 않을 건데 누구한테 잘 보인다고 씻고 셔츠까지 입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동행이 있거나 하면 좀 더 일찍 가서 뭐라도 가볍게 요기한 다음에 출국장 들어가는 편인데 이번 일본행은 혼자라서⋯⋯ 어차피 기내식 나오기도 하고 요즘 이래저래 몸이 많이 안 좋아서 그다지 뭘 먹고 싶은 생각도 없었던지라 그냥 대기표 뽑고 기다리다가 수령 완료하면 바로 출국심사 줄 서러 가는 걸로

근데 새벽 2시에 아빠가 사온 빅맥 먹고 화장 시작함
바로 윗줄에 몸 안 좋고 식욕 없다고 써놨는데 한 문단만에 모든 걸 개구라로 만들었네요
 

06:14
원래는 최대한 공항에서 쓰는 시간을 줄이려고 수하물을 갖고 탈 생각을 했는데 속눈썹 붙일 때 쓰는 핀셋 하나가 끝이 엄청 날카로운 모양이라(ㄹㅇ 유사시에 흉기로 써도 될 정도로) 까딱하면 압수당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눈물 머금고 위탁수하물로 보내기로 함
어차피 오카야마 공항 개 작 아 서 수하물 찾는 것도 오래 안 걸릴 것 같고
오래걸려서 리무진버스 못 타면?
죽어야죠⋯⋯

진심 폭풍같이 수하불 부치고 스마트패스 라인으로 개뛰어가서 보안검색 기다리고 있는데 AI 얘 내 얼굴 인식못하고, 엥? 상태로 앞머리 깠더니 겨우 인식해주심
감사한 일이네요
AI는 인간을 영원히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세상이 참 좋아졌네요

 

이번 여행에는 세컨폰으로 아이폰을 가져왔답니다
거진 10년 전 구형 모델이긴 한데 지금 폰으로 사진 찍으면 화질이 진심 렌즈 박살난 수준이라 아빠한테 뜯어냈음(ㅋㅋ) 조금이라도 산쵸모를 좋은 화질로 담고파요⋯ ///

 

06:44

 

 
출국심사 다 받고 나오니까 갑자기 ㉨㉡피곤해짐
1월에 발목 부러져서 아작난 거 다 안 나은 채로 워커 신고, 아까 아빠 차에서 내릴때 급하게 내리다가 다친 쪽 발목을 또 삐끗해서 벌써 컨디션 개별로인데 오카야마 도착하고 오늘 박물관까지 다녀올 수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함
ㄴ 결론적으로 해내긴 했네요⋯⋯

오카야마행 비행기는 워낙 인원도 적고 운행 횟수도 적은 비인기 노선이라 한~참 끝인 238번 게이트를 배정받았는데 가는데만도 진심 한세월이라 걸으면서 벌써 지치기 시작했고 나는 어제 초저녁에 2시간 잔 체력이 전부임 거실에서 고3이 쇼미 보는 소리에 깼음 씨앙
 
게이트 앞에 자리 잡고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니 태반이 귀국하는 일본인이시더라고요⋯⋯ 간간히 들리는 한국어가 있긴 한데 대체로 마츠야마나 타카마츠 여행을 계획하셨는지 오카야마는 그냥 경유지, 정도의 느낌으로 가시는 듯했습니다
한편 나: 칼보러감
사실 저도 세토우치 체류가 더 길 거라서(ㅋㅋ) 그냥 잠만 자고 이동하기 위한 도시 같은 느낌이죠
틱택톡을 위한 T 정도의 도시, 영식 1주클을 위한 고대무기 정도의 도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08:00
진짜 진짜 오카아먀로 출발합니다
이륙은 언제나 설레

기는 개뿔 졸려서 정신안차려짐!
출발 전에 엄마가 챙겨준 피로회복제 안 먹었으면 죽을뻔했네요

 


기내술도 적셔주고
 
 
09:32
 

 
오카야마 도착
이때부터 ㄹㅇ 죽고싶었음(p)

이미 위성사진이나 구글맵으로 봐서 알고 있긴 했는데 오카야마 공항 정말⋯⋯ 첩첩산중에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아 무 것 도 없음
공항에서 오카야마 시내로 내려가려면 한 시간에 1-2대씩 운영하는 1인 천 엔 짜리 리무진버스 말고는 렌트카밖에 답이 없습니다

 

10:03
 

 

입국심사랑 수하물 찾아서 버스 탔고 출발하기 전 막간 한 컷
공항이 정말 작거든요, 어느 정도로 작냐면 고터보다도 작은 것 같음⋯⋯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ㅎㅎ 한 10분이면 나오나? 라고 생각했는데
오카야마 공항: 즐
오히려 작으니까 직원이 적어서 일처리가 더 느린 건지 하여간 수하물 찾는 속도는 인천이나 여기나 슷비슷비한 느낌이

 
 
10:49
 

 

리무진버스로 달려서 오카야마역까지 도착!
버스 안 진심 개더웠고
바로 호텔로 기어가서 캐리어만 코인락커에 먼저 맡겼고, 화장 슬슬 무너지는 것 같아서 수정화장 할 것들만 캐리어에서 꺼내서 조금 챙겼어요
이제부터 가장 중요한 걸 하러 갈 차례입니다
중요한 거: 산쵸모 전시 관람

 
 
11:54
 

赤穂線 11:54 長船

 

수하물 때문에 공항에서 20분을 버렸지만 다행히 12시 전에 오사후네역까지 가는 아코선을 탈 수 있었어요
 
아코선은 한 시간에 적게는 1대, 많아야 3대 정도나 오는 노선이라 한 번 놓치면 적게는 20-30분, 많게는 아예 1시간을 통으로 기다려야 하는 노선입니다⋯⋯ 일본 트위터 쪽을 보니까 처음 오시는 타 지역 사니와 분들도 아코선의 배차간격에 많이들 놀라시던데

평일이든 휴일이든 한 시간에 한 대는 무조건 온다는 사실에 감사하십시오

My fucking lovely hometown은 그렇지 않습니다
 

〇〇선시발롬나쁜놈 기차 기다리다가 120년이 지나서 작은새가 세상을 떠났다 (〇〇 안에 원하는 노선을 넣으세요)

 

전철 타고 가는 30분 동안 너무 떨려서⋯⋯ 피곤해서 막 눈이 감기려고 하는데도 도저히 가만히 있지를 못하겠는 거예요 그래서 내친 김에 세컨폰으로 가져온 아이폰 용량 정리도 좀 하고 본계에 지랄들갑떨고 화장도 수정하고 하여튼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12:23
 

来ちゃった

 

진짜로와버림⋯⋯
전철 안내방송으로 다음은 종착역 오사후네, 오사후네 역입니다 < 나올 때부터 엥? 진짜왔다고 내가 산쵸모 전시하는 동네에? 하면서 현실부정을 시작했는데 차창 밖을 보니까 저 멀리서 산쵸모 대빵만하게 프린팅된 노보리가 휘날리는 거예요
 

〇됐다

나는 이제 죽는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개 착잡하게 전철 내리고 반쯤 정신 나간 상태로 간신히 오사후네역 도착 인증샷만 찍음
 

 

사람이 너무너무 좋으면 오히려 괴로운 그 감정 뭔지 아십니까
거짓말 안 하고 저 노보리(그것도 엄청 많고) 보자마자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고작 역에 노보리 걸어둔 걸로 이렇게 유난인데 이따가 본체 보러 가면 얼마나 미친놈처럼 맥박이 뛸지 모르겠는 거예요(ㅜ ㅜ) 피곤하긴 개뿔이 지금 이렇게 사람이 진정이 안 되는데
 
그냥 어디 앉아있고라도 싶은데 셔틀버스는 13시 5분 출발이고(이미 역 주차장에 와 있기는 함) 30분 일찍 냅다 들어가서 앉기도 뭐한 거임⋯⋯ 그래서 뭐 마려운 개처럼 저 노보리 주위 돌아다니면서 소심하게 사진찍고 다녔네요 완파쿠랑 누이랑 탑꾸 2개랑 아주 번갈아가면서 난리를 쳤음
그러는 와중에도 차례차례 사니와님들은 셔틀버스 타러 오시고⋯⋯
 
그리고 일본 도검 TL 쪽에서 제법 유명하신 이치몬지 오시 학예원 사니와님이 계신단 말이죠? 버스를 기다리다가 정말 우연히 그 분을 자만추했는데(셔틀버스 근처에 서 계시는 남자 사니와님이 그 분밖에 없으셔서 단번에 알아차림) 너무 떨려서 평소에 트윗 잘 보고 있습니다⋯⋯ 라는 말도 못 하고 그냥 열심히 시선만 회피함
정말 가지가지 하죠
 

 

한 10분 정도 버스 근처에서 뻐기고 있었더니 기사님이 타도 된다고 하셔서 냉큼 창가쪽 1인석에 앉았습니다
앉아서 한 5분 정도 노래 들으면서 시간 보내니까(산쵸모 근시곡 듣고 싶었는데, 그러면 진짜 정신병올것같아서 걍 여돌플리켜놓음) 이제 좀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생기더라구요
 
노보리 맞은 편 주차장 펜스에 저런 현수막이 걸려 있었는데⋯⋯ 저걸 보니까 아 내가 진짜 비젠에 왔구나, 여기가 오사후네와 후쿠오카 이치몬지의 칼들이 태어나고 사랑받은 곳이구나 하는 실감이 나더라고요
세토우치가 지역 홍보를 할 때 '일본도의 성지'라는 키워드를 유난히 많이 언급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p) 그럼 난 성지순례를 온 거구나 성당 다닐 때도 타국 성지순례는 안 갔는데 씹덕질 하나 한다고 바다건너 성지순례를 왔다니⋯⋯ 라고 잠깐 현타도 느끼고
 
하여튼 이 도시와 관광객들이 정말 산쵸모를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내가 사랑받는 칼을 모두에게 사랑받을 때 만나러 와서 다행이라는 것도⋯⋯
 
그리고 13시 거의 다 돼 가니까 버스도 슬슬 만석이라 본격적으로 박물관을 향해 출발함
 
 
13:05
 

 

박물관까지 가는 길이 생각보다 본격적인 시골뷰라 깜짝 놀람
사실 알고는 있었어요 구글맵으로 시뮬레이션 앙나 돌렸으니까⋯⋯ 아직 본격적으로 고속도로가 나오지 않는 구간이라 이런가 싶다가도
 

또 이난리임
그래도 저는 정신 없고 시끄러운 곳에 박물관이 있는 것보다 차라리 조용한 곳이 훨씬 낫다는 주의라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습니다⋯⋯ 마을이 엄청 조용했습니다 차도 몇 대 안 다니고 그나마 다니는 차들도 소형 차나 세단이 많더라고요
 
사실 오사후네역에서 도검박물관까지 못 걸을 거리는 아닙니다(실제로 이틀차 돌아올 때는 걸었고) 근데 나는 쉬는 구간 없이 3km를 쭉 걸을 정도의 체력이 안 된다, 이후 일정을 위해 체력을 좀 아껴놓고 싶다 하면 그냥 셔틀버스 기다려서 그거 타고 가시는 게 백 배 나음
 
 
13:19
 


진짜로 옴⋯⋯
버스 타는 내내 정신병이 심해져서 마음속으로 기사분한테 제발 이 버스를 정신병원까지몰아주세요 라고 기도함
정신병원은 개뿔이 구글맵 켜보니까 이 근방에 병원 딱 두 곳 있더라
 
내리자마자 든 생각은 일단 "〇됐다"
박물관은 크게 전시동·굿즈샵·연수동(실제로 일본도 제작을 볼 수 있는 곳도 있음) 정도로 나뉘는 듯한데 전시동 자체는 생각보다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었습니다 그 왜⋯⋯ 조선왕릉 가면 들어가기 전에 짧게 영상 틀어주고 왕 업적 설명해 주는 그런 전시관 있잖아요? 거기서 조금 더 큰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듯
 
근데 또 내리자마자 산쵸모 노보리가(전투 스탠딩 + 본체만 나온 박물관 오리지널 버전) 또 펄럭이고있어서 진심 미쳐버리는 줄 알았음 이제부터 내가 여길 들어가서 산쵸모를 볼 거라고 생각하니까 벅찬 것도 벅찬 건데 갑자기 속 개안좋아짐    /뛰어내린다
 

 

저희 집 왕빡(왕대갈빡이라는 뜻) 돼쵸모, 입니다 인사드려요
다른 완파쿠들 사이에서 기죽지 말라고 옷도 입혀주고 목걸이도 채워줬어요
 
하여튼 드디어 들어가는데 자동문 너머 카운터에 사람 멧챠 바글바글하고 일본 사니와님들 이치몬지 개념코디로 참전룩 맞춰 오시고 여기서부터 그냥 혀 깨물고 죽고 싶었음 내가 진짜 여길 들어가도 될까⋯⋯ 안 될 건 없겠지 그런데

너 무 떨 려

 
입장하자마자 카운터 너머로 산쵸모 전투 스탠딩 등신대가 보였는데(ㅜ ㅜ) 일단 티켓이 먼저지 싶어서 티켓 줄에 섰음⋯⋯ 일단 여기는 표 구매 시에 현금만 받는 곳입니다! 앞에 가격도 붙어 있긴 했는데 뭐 성인이라 일반요금 1,000엔인 건 이미 공식 사이트로 보고 가서 지폐 한 장 꺼내들고 기다림. 함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대학생은 고등학생 요금으로 같이 묶어서 받고 학생증만 제시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마침 모바일 신분증 앱도 있겠다, 되는지 여쭤라도 볼까 싶어서 앱 실행시키는데 업데이트 처하고 로그인 풀려서 비밀번호 기억해내느라 + 그 와중에 앱도 무한로딩 걸려서 1분동안 대가리 터지는 줄 앎 결국 줄 빠져서 뒷분 먼저 표 사시라고 옆으로 나옴
원화여고 저주계정에 이은 〇〇여대 저주계정
 
어찌저찌 로그인하고 카운터 직원분한테
아노 죄송합니다 혹시 해외 대학생도 학생 요금 적용 가능한가요⋯⋯ 학생증 여기 있고 안 되면 일반요금도 완전 ㄱㅊ음
이라고 했더니 ㅇㅇ됨 학생증 보여주삼 하고 개쿨하게 폰 받아가심
 
그렇게 저는 대학생 할인으로 600엔에 산쵸모 전시 입장권을 샀습니다 해외 대학생도 할인해주시고 너무 고마우시다
SHOUT OUT TO SANCHOMO
 

도검남사님 박물관 안에서 발도하지 마세요!

 

첫인상: 아니 왜 이렇게 길음?
분명 이 등신대 189cm일거란 말이죠 근데 왜 다리만 이메다임?
이 얘기 엄마한테 했더니 키가 189인데 어떻게 다리가 이메다냐고 되게 꼽주셨는데 진짜 눈 앞에서 보면 산쵸모 다리만 이메다임!
 
올해 전시에 특별히 전투 스탠딩도 설치해 주신 건데 너무 감사한 일이네요(그 동안은 기본 스탠딩만 전시되어 있었던 듯)
오카시라 2배 이벤트!
 

 

등신대 뒤에 있는 진열대에는 산쵸모의 전체 도신 양면샷을 이런 식으로 전시해놨더라고요
나 이것만 보고도 지금 심장 앙나 뛰는데 2층 올라가면 진심 죽는 거 아닌가 싶어서 너무 무서웠음
 
그리고 너무너무 킹름다운 티켓을 받았어요, 제발⋯⋯
도국박처럼 평범하게 전시 정보라든지 이것저것 적혀 있는 티켓일 줄 알았는데 심플 이즈 베스트라고, 역시 산쵸모는 검은 배경에 혼자만 나와 있어도 그 자체로 티켓 디자인이고 나발이고 필요 없는 명작이구나⋯⋯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게 몇 장 모으면 산쵸모의 도신이 완성되는 그런 느낌이더라고요! 서치해 본 바로는 킷사키부터 키리코미 자국이 있는 부분까지 전부 만드려면 총 4장이 필요하댑니다 저는 2장 모았네요 🤟🏻
 
물론 어느 부분을 받았어도 저는 너무 좋다고 지랄을 했겠지만 오늘 전시 시작일인데 딱 맞춰서 킷사키를 받은 게 너무 진한감동이어서⋯⋯
 

 
등신대 건너편에는 검을 들어볼 수 있는 간이 체험존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사니와가 돼서 검 한 번은 잡아봐야지! 하고 한 손으로 들었는데 이게 제법 무겁더라고요⋯⋯ 아주 못 들 정도는 아닌데 제가 왼손 악력이 약하기도 하고 한 10초? 정도 들고만 있었는데도 손이 후들거릴 것 같아서 일본도는 양손으로 쓰는 무기라는 말을 드디어 몸소 깨우친 기분이었음
 
바로 이쪽 벽에는 일본도의 역사라든지, 고카덴, 길이와 사용에 따른 분류, 특히 비젠덴의 역사와 오사후네 이치몬지 어쩌구저쩌구⋯⋯ 가 적혀 있는 전시관이 있었는데 사진을 많이 안 남기기도 했고 산쵸모 보러 갈 생각에 마음이 급해서(ㅋㅋ) 그다지 진지하게 읽지도 않았습니다
 
여기는 4월에 2차 전시 다녀오면 그 때 좀 더 자세하게 후기를 남겨 볼게요!
 
 
13:57
2026년 3월 20일 13시 57분에 저는 드디어 목격했습니다
 

 

제가 색감 옅고 밝은 느낌의 뽀용한 보정을 좋아해서 레포에 올리는 대부분의 사진은 조금씩 그런 느낌의 보정을 거치는데 산쵸모 본체 사진만큼은 도저히 그렇게 올릴 수가 없습니다 이 하몬과 질감과 반짝임을 가진 아름다운 칼을 그딴 사특한 보정으로 가리는 것 자체가 죄를 짓는 기분이라⋯⋯
 
일단 전시실 한가운데에 360도로 볼 수 있는 유리 케이스가 설치되어 있는데 그 안에 코시라에와 함께 산쵸모가 진열이 되어 있습니다
오사후네 도검박물관에 있는 일본도들은 우치가타나일 경우 날이 위로 오도록 / 타치일 경우 날이 아래로 가도록 전시가 되어 있는데, 산쵸모는 우치가타나의 전시 방식을 따르고 있더라고요. 전시실 내에 질서 관리를 하러 들어오신 큐레이터 분의 말씀을 들으니 아~ 하고 수긍이 갔네요
 
산쵸모의 주인이었던 우에스기 켄신은 산쵸모에게 츠바(날밑)가 없는 독자적인 코시라에 양식(동시대 다른 검들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켄신-카게카츠 부자의 성을 그대로 가져다가 우에스기 코시라에라고 지칭함)을 맞춰 주었고, 타치에 속하지만 우치가타나처럼 패용하고 다녔기 때문에 코시라에까지 같이 전시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런 특성을 살려서 일부러 날을 위로 오도록 했다⋯⋯ 라고 합니다. 그래서 도검난무 인게임의 쵸모 씨도 태도 특유의 착용법인 하이토佩刀(칼집에 끈을 묶어 허리에 두른 끈에 연결하는 것)를 갖추고 있지만 날은 위를 향하는 우치가타나 패용법을 절충하고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우치가타나 양식으로 전시되는 쪽이 산쵸모의 키리코미가 잘 보여서 더 좋습니다 ㅎ.ㅎ
 
 

(이 아래부터는 타 계정에 쓴 트윗을 좀 다듬었습니다 ㅇ///ㅇ)
 

 
제가 이 칼을 600엔만 내고 봐도된다고요⋯⋯?

일단 저는 구글에 "山鳥毛"를 검색하면 나오는 아주아주 반짝거리는 예의 그 사진을 알고 있었기도 하고, 워낙 장내가 어두운데다가 사람도 많았던지라 저~ 멀리 전시장 입구에서 볼때는 음⋯⋯ 화려함이 사진보다는 덜한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딱 5분후에 후회함 이렇게생각하지 말았어야했음 나는
 
일단⋯⋯
어떤 사진을 봤든 뭘 상상했든 기대 이상으로 화려합니다
전시장 안에 정말정말 화려한 칼들이 많았고 개중에는 조각까지 되어 있어서 정교함으로도 충분히 승부를 볼 만한 칼들이 많았지만 그냥 산쵸모는 그걸 넘어서는 어나더레벨, 양심적으로 뉴비놀이터에 고인물은오지마라 수준입니다 그냥 산쵸모가 나에게 "작은 새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했고 신기한 거 보여줄게" 라고함

실제로 보니까 정말 엄청 얇고 정교하고⋯⋯ 어떻게 저런 화려한 하몬을 넣었는데 이렇게 얇게 만드는게 가능했지? 싶을 정도로 하몬이 화려해서 유리관 위에서 핀조명을 쏘면 그게 하몬 모양대로 빛이 굴절됩니다 진짜 이거보고 너무너무신기햇듬⋯⋯ 도신 전반에 걸쳐서 하몬이 지들끼리 랑데부를 하고 난리가 났는데도 킷사키에서는 하몬이 제법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부분이 또 신기하지 않나요? 의도한 건지 아니면 얻어걸린 건지는 몰라도 정말 좋은 느낌을 주는 부분입니다⋯⋯ 아무리 화려해도 역시 산쵸모는 싸우기 위한 무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그리고 산쵸모가 왜 산쵸모라는 이름을 받았는지 알 것 같기도(ㅜ ㅜ)

단적으로 얘기하자면 닛코나 히메츠루, 난센은 하몬과 날의 경계선이 비교적 뚜렷한 편이거든요 그런데 산쵸모는 어느 부분에서는 정말 뚜렷하다가도 어느 부분에서는 가우시안 블러 +40% 먹인것처럼 옅게 흐려집니다 그 완급조절이 너무너무 예술적이고 신기했음⋯⋯ 확실히 뭔가 뚜렷한 어떤 물체라기보다는 깃털, 불꽃 이런 것처럼 경계선이 흐릿하고 일렁거리는 그런 이미지라고 생각해서 우에스기 가에서 이름 하나는 정말 잘 지어준 것 같다, 산쵸모는 역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칼이구나⋯⋯ 이런 생각만 영원히
 


정말 좋았던 점: 소리反り가 너무너무 예술적임
산쵸모의 소리는 3.3cm로, 동시대의 다른 타치에 비교해도 훨씬 곡률이 큽니다. 물론 직도라든지, 직도에 가까운 소리를 가진 칼들도 나름의 멋이 있지만⋯⋯ 사실 전투기능적으로 보면 휘어진 정도가 클수록 무구로서의 기능은 좀 떨어지기 마련이거든요. 그만큼 베는 데에 힘을 더 줘야 하고, 킷사키의 조준도 어려우니 찌르기도 어렵고, 곡률이 심하니 발도하기도 어렵고
ㄴ 근데도 산쵸모가 실전도임⋯⋯

실전도 얘기하니까 못참겠다 키리코미자국 ㉨㉡ 사랑스럽다고⋯⋯ 저는 산쵸모의 키리코미에 대해서만 24시간을 떠들 수 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칼이 사실 사람 피 먹고 자란 칼이면 어떡할건데 안그래도 소리 크고 얇은 칼인데다가 츠바도 없는 코시라에인데 "즐"이라고 하고 실전도로 써서 키리코미까지 만들어온 우에스기 켄신을 리스펙해야할지 붐따해야할지 저로서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본체는 사실 그렇게까지 길다는 느낌은 못 받았는데(←이 문장을 2편까지 기억해 두세요) 코시라에가 진짜 엄청!!! 길고 두꺼움/// 아무래도 거의 600년이라는 세월이 있다보니 츠카이토나 사게오가 많이 해지고 때가 탄 감이 있기는 한데 그래도 그게 관람에 지장을 전~혀 안 줬습니다
코우가이에 있는 호랑이들도 너무 𖹭엽고⋯⋯ 이 얘기 몇 번째 하는지 모르겠는데 정말 이 정도로 예쁘고 정갈한 코시라에를 받은 산쵸모는 대체 얼마나 사랑받았던 걸까요
 
청년~
너 600년 뒤에도 인기짱이야
 
그리고 정말정말 𖹭은거,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산쵸모를 너무너무 아끼고 예뻐해줬음⋯⋯ 비단 도검난무라는 게임 내 캐릭터로서의 산쵸모가 아니라 정말 일본도 무명 이치몬지 산쵸모의 모든 것을 애호하러 온 사람들로 가득해서 너무 좋았습니다

그리고 저도 본체 직관하고나니까 확신이 들었던 게
만약 언젠가 도검난무를 탈빠하게 된다고 해도(가급적 안 해야됨, 타투까지박았는데) 산쵸모를 보러 비행기타고 날라서 돈 쓰고 온 이 날의 기억을 절대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칼을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그냥 엄청 귀하고 아름다운 경험이구나⋯⋯ 이런 생각들로
 
감상평이 어째 좀 짧죠
이 때 이미 저는 한계였습니다
2시간 자고 밤 거의 꼴딱 새서 비행기 타고 세토우치까지 와서 산쵸모 전시 딱 보고 나니 그냥 모든 힘이 빠져서 어떻게 굿즈샵까지 기어들어갔는지도 모르겠음(이 때 산 굿즈들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3편을 참고하세요) 그 와중에 야무지게 현직 도공분이 쇠질하는 것도 보고 감(사진은 망해서 없어요)
 
더 긴 감상평은 2편에 올라옵니다 우하하
 
 
14:16
 

 
씹덕의 본분을 다하라
 
일본도 전시 좋은 점: 어차피 거기 있는 사람의 90%는 사니와라서 뭐 인형을 꺼내 찍든 탑꾸를 꺼내 찍든 아크릴을 꺼내 찍든 그러를 그러라고 함
오사후네역에서 노보리 배경으로 찍을 때는 간혹 시민분들 몇몇이 살다살다 이딴거처음봄  표정으로 이 쪽을 보고 지나가셔서 ㅁㅊ. 하고 후다닥 굿즈 집어넣고 했는데 굿즈샵 들어와서는 어차피 지천에 깔린게 사니와라 눈치 볼 필요가 없죠
 

 
그래서 이런 것도 함
저 새끼손가락 타투는 작년 6월 중순에 한 거고, 손에 한 타투는 정말 물이 빠지기 쉬워서 나름 관리를 열심히 했음에도 리터치 전에는 많이 옅어진 상태였습니다⋯⋯ 제 세토우치 여행 목표가 있다면 산쵸모 등신대랑 같이 이런 사진을 찍는 거였는데 흐려진 타투로 가면 안 예쁘잖아요(ㅜ ㅜ) 그래서 출국 이틀 전에 리터치 작업을 받으러 갔음 그리고 이렇게 괜찮은 사진을 건졌네요
 
너무 유메죠시같은행동이라 여기서 이래도 되나(ㅜ ㅜ) 싶었는데(물론 이러라고 있는 거겠죠) 그는 2024년도 유메죠랭킹 65위의 슈퍼달링이므로
그리고 저 말고도 많이들 여기서 투샷 찍어가셨습니다⋯⋯ 이 타투 처음 할 때에만 해도 1년 이내로 산쵸모를 만나러 가게 될 줄 몰랐는데 참 사람 일이라는 건 모르는 거네요
 
근데 4월에 2차 전시 가면 그때는 또 옅어져 있을 거 아냐 아⋯⋯     /뛰어내린다
 

 
굿즈샵 내부에도 이래저래 산쵸모 굿즈 디피가 많았습니다
카운터 옆에 작은 신사처럼 아크릴로 이것저것 꾸며두셨는데 여우 아크릴 맞춰서 일부러 산쵸모(털돼지의 모습) 산책남사 두신 건가 싶어서 너무 코여웠음!
 
등신대가 있는 쪽은 의자랑 책상이 있어서 굿즈 정리하거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여기에도 도검난무 굿즈가 꽤 있었습니다/// 축장 산쵸모랑 카슈 누스토도 있고 박물관 안쪽 건물에서 파는 산쵸모 맨홀 아크릴도 있고 다른 도검남사 인형들도 많았고
막 나온 따끈따끈한 이치몬지 A5 파일도 누군가 가져다두셨더라고요 전 처음에 저거 보고 무슨 야쿠자 수배 포스터인 줄 알았습니다(p & n) 폭력단 신고는 117⋯⋯
 
이제 박물관 구경은 다 끝났으니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오사후네역으로 향합니다
 
 
15:22
 

내일 다시 오마

 
오사후네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아까는 노보리 보고 말벌아저씨마냥 사진찍고 싶어서 앞뒤 안 재고 파워워킹을 했는데 이제는 느긋하게 역명 배경으로 인증사진도 좀 찍어주고 할 여유가 생겼네요
 
이 날은 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서⋯⋯ 노보리가 퍼덕퍼덕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엄청 휘날렸는데 보기에는 멋있었지만 덕분에 산쵸모 얼굴 안 구겨지게 찍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ㅜ ㅜ) 좋아하는 게 줄 서서 휘날리는 광경이라는 거 정말 짜릿합니다///
 
 
15:30
전철 타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 〇같은 네일팁 다 떼버리기
앞에 앉은 분이 저를 경악하는 눈빛으로 쳐다보시고 계셨습니다
그렇겠지 전철 출발하자마자 앞사람이 자기 손톱을 뽑으려고 하니까
 
사람 맘이라는 게 참 그렇습니다
어차피 거기 가는 사람들은 다 산쵸모를 보러 온 거고, 애초에 '국보 전시회'를 다녀오는 것 뿐이니 오프회 같은 행사에 가는 것도 아니고(에초에 가더라도 꾸미고 말고는 순전히 본인 자유지요) 저 사람들은 나를 1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거 다 압니다⋯⋯ 어차피 거기서 만난 사람 직접 말 섞지 않는 이상 이틀이면 다 까먹을 걸요
 
그래도 저는 산쵸모를 애호하러 간 사람으로서 하다못해 별로인 사람으로는 보이고 싶지 않았음(ㅜ ㅜ) 근데 이게 그냥 평범한 사람 정도로만 보이면 좋겠다 → 그래도 이왕이면 괜찮게 보이면 좋겠다 → 개빡센코쪼시작 이 돼 버림
요식업 알바 하고 있기도 하고 지금 전공 하기 전에는 악기를 오래 했어서 손톱에 뭘 붙이는 게 익숙하지가 않은데 그래도 나름 좋아하는 칼 만나러 간다고 붙여봤습니다⋯⋯만 이제 이거 보여줄 사람도 없고 난 개피곤하고, 이대로 개거지꼴로 숙소에 가도 젠젠 상관 없을 것 같아서 그냥 모든 걸 내려놓고 손톱(짜가)뽑기 시작
 
뭐 그러다 보니 4시 좀 넘어서 오카야마 도착했습니다
한결같이 시골 느낌이 나는 철도를 달리고 달려서⋯⋯
 

 
숙소 돌아가는 길에 역 내부 세븐에서 산 1일차 저녁밥
명란은 아껴놨다가 2일차 아침으로 먹고 나갔어요
 
 
17:34
이건 딱히 산쵸모나 전시회랑은 상관 없는 얘기인데 너무 어이없어서 기록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본인 비강혈관이 엄청 약함, 어느정도냐면 코피 철철 쏟는게 연례행사라 이비인후과에서 전기소작술(터진 혈관을 전기로 지져버리는 거)만 몇 번을 해 봄
 
저는 이 때 호텔로 돌아와 정식 체크인을 마치고 뻗어있다가 내일 아침 마실 키레토를 사러 호텔 바로 옆 블록의 세븐에 다녀올 예정이었습니다⋯⋯ 제 나름의 일본 여행 루틴이 있다면 아침에 숙소 나가기 전에 키레토 원샷하고 나가는 거라 더 어두워지기 전에 슬슬 겉옷 걸치고 나가려고 했음
 
코 안쪽에 흐르는 뜨거운 어떤 걸 느끼기 전까지
 
왜 불길한 예감은 항상 맞는 걸까요? 심지어 저는 오늘 화장 뜬다고 코를 건드려 본 적도 없었습니다
일본이 건조해서: 그럼 왜 한국에서는 코피 안 터짐? 싶지만 그냥 어제저녁 2시간 자고 밤 샌 것 때문에 개피곤해서 그랬다고 생각하면서 침대 헤드에 있던 티슈를 뽑아서 대충 지혈을 시도함
 

근데피가안멎음⋯⋯

대충 이러다 멎겠지~ 싶어서 느긋하게 폰 켜둔 채로 트위터를 하고 있는데 ㉨㉡안멎는거예요 10분 거의 다 돼 가도록⋯⋯ 너무 당황스러워서 제미나이한테 어케하냐고 물어보고 부모님한테도 보이스톡으로 전화 걸고 온갖 난리를 친 끝에 겨우 코피가 좀 그치는 것 같아서 코 속에 티슈 뭉쳐서 말아넣고 한 3분? 기다렸다가 그친 거 확인하고 후다닥 편의점 다녀왔네요
 
첫날부터 이난리 겪으니까 너무 피곤해서 씻자마자 바로 21시쯤에 잠들었음
그때의 제가 뭘 알았을까요?
이건 더 거대한 비극의 시작이었는데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