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1.(토)
05:30
전날 피로를 못 이기고 일찍 잤더니 큰 어려움 없이 일찍 눈이 떠졌음
사실 알람 소리를 못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일어나는 것 자체에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하긴 했지만 몸이 그걸 버텨줄까⋯⋯ 싶었는데 다행히도 개운했습니다
오늘 진짜 미친듯이 걸을 거거든요
어제 전시 보고 귀가할 때 세븐에서 사온 맘마 먹고 씻고⋯⋯ 본격적으로 옷 입고 화장 시작하는데
화장 진짜 죽어도 안끝남 씨앙
오늘은 화장 무너지기 전에 최대한 빨리 산쵸모 전시를 보고 → 돼지몬지 산책남사 판넬들 있는 장소들 돌고 → 산쵸모 콜라보카페(아니고, 후르츠가든에서 산쵸모 기간한정 메뉴 낸 거임) 갔다가 → 이치몬지우동 들렀다가 → 다시 역으로 돌아와서 오카야마 복귀 → 코라쿠엔 다녀오기
라는 미친일정을 달려야 하거든요
그래서 일찍일어남! 우하하
07:54
세토우치역에서 비젠 오사후네 도검박물관까지 가는 오전 시간대 무료 셔틀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씩, 8시부터 11시까지 총 4대를 운행하는데 화장에 너무 많은 시간을 잡아먹어서 08:30에 출발하는 가장 이른 배차편은 못 탔습니다⋯⋯ 원래는 그걸 타고 산쵸모 전시를 오픈런 뛸 계획이었는데 어차피 안 될 거면 여유있게 나가자~ 싶어서 그 다음 배차편인 09:40 출발 셔틀버스를 타기로 하고 시간 맞춰서 숙소 밖으로 나왔음

저는 정말 유명한 아메온나라 일본에 갈 때마다 꼭 하루씩은 무조건 비를 맞고 돌아다니는 개억까를 당하는데, 다행히 어제도 비가 오지 않았고 오늘은 정말 맑고 화창했습니다 호텔 앞 신호등을 건너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서 벌써 기분이 너무너무 좋은 거예요⋯⋯ 기온도 영상 5도 정도였지만 워낙 햇빛이 따뜻하고 날이 맑아서 전혀 5도같지 않았음
My fucking lovely hometown이 좀 추운 동네라서 3월 중순까지도 최저기온이 영하인 날이 더 잦았는데요, 여기에 있다가 오카야마 오니까 5도는 무슨 진심 쪄 죽는 줄 알고 아 낮에는 100% 덥겠다 티 하나만 걸치길 잘했다⋯⋯ 라고 생각했음 그런데 지나다니는 일본인들 다 코트랑 바람막이에 심하면 패딩까지 입고 계시고
ㅁㅊ~ ㅋㅋ
나중에 찾아보니 저희 지역이 니가타현 일대 정도의 위도더라구요
그러니까 오카야마 날씨가 개허접이었지
우에스기 켄신이 에치고 다이묘인 건 우연의 일치일까요? #켄신공손민수
아무튼 오늘 하루는 우산을 필 일도 없고, 애초에 갖고 나오지도 않았으니 가방이 가벼워서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음!
오늘 비가 아닌 다른 어떤 것들로 레전드 개억까 4연타를 당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하고
09:02

마지막으로 여기 온 지 24시간도 안 돼서 다시 오사후네역에 도착했습니다! 사진 역광 미친 거 보이시죠 진짜 날이 너무너무 좋았음⋯⋯ 평소 여행이었으면 이때쯤 비가 미친듯이 내려서 사진이고 뭐고 건물 안에 들어가기 바빠야 하는데 정말 기분이 째졌네요

어제 정확히 이 풍경을 보고 〇됐다고 생각했음
여러분에게 제 시야를 공유해 드릴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아코선 오사후네역은 앞뒤로 오쿠역과 카가토역을 끼고 있지만 오사후네역까지만 운행하는 열차가 좀 더 많습니다⋯⋯ 1호선 광운대행이나 4호선 사당행을 생각하시면 편하겠네요
박물관까지는 오사후네역보다 카가토역이 훨씬 가까운데 왜 오사후네역에만 셔틀버스가 정차하지? 라고 생각하시는 저 같은 분들이 어딘가에는 있을 듯하여 + 괜히 당일에 시간낭비하지 마시라고 적어둡니다 업무 참고하세요


출발 시간은 9시 40분인데 벌써 셔틀버스가 정차해 있더라고요 너무부지런하시다
심지어 역 근처에 이미 다른 사니와님들 여러명 와 계시고, 하나같이 가내 산쵸모들과 함께 사진 찍고 계심
원래는 첫날에도 그렇고 이 여행에서 셔틀버스를 탈 계획이 전혀 없었습니다 근데 어제 비행기 타고 날아와보니까 아 내 체력으로는 셔틀 없이 왕복이 절대 불가능하겠구나 그냥 얌전히 차 타고 나르자⋯⋯ 라고 생각함

지금부터 저는 셔틀버스가 출발할 때까지 35분을 이 좁아터진 오사후네역에서 보내야 합니다
앉을 수 있는 곳이 역사 곳곳에 있긴 한데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았고요⋯⋯ 뭣보다 오사후네역 곳곳에 산쵸모 관련된 것들이 거의 도배 수준으로 많아서 그럼 사진이라도 찍을래! 하고 열심히 돌아다님



다들 잘 아시다시피 산쵸모는 세토우치시의 고향 납세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비젠의 땅을 다시 밟게 된 도검이죠! 그래서인지 세토우치시 내에서 산쵸모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감상이 들었습니다. 산쵸모 귀향 프로젝트山鳥毛里帰りプロジェクト에 이어서 산쵸모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山鳥毛里づくりプロジェクト까지, 이 지역의 곳곳에 산쵸모가 스며들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마음이 좋아졌어요
이걸 보고 '그럼 세토우치시는 고작 산쵸모의 이름값 하나에 전적으로 지역 홍보를 의존하는 건가'라는 의문을 가지시는 분들이 있을 텐데 일단 저는 그게 전혀 나쁘지 않다고 보는 입장이고요⋯⋯ (도검난무 콩깍지 아닙니다)
당장 국내의 사례만 봐도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이후 단종이 남은 여생을 보낸 곳인 영월군을 찾는 관광객이 많아졌죠. 당연히 관광객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아주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도움이 됩니다⋯⋯ 지방 도시들과 수도권 사이에 지역 간 격차가 존재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지방 도시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면서 지역 격차를 줄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결국 지방 도시에 사람들이 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드는 거고, 그걸 세토우치시는 산쵸모라는 지역 브랜드를 구축-확장해나가는 식으로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저도 비행기까지 타고 전시 보러 오지 않았습니까
물론 관광객이 많으면 쓰레기도 많고 그만큼 투입되는 인력이나 사회적 비용도 늘어나고⋯⋯
근데 일단 그만큼 사람이 오고 봐야 할 것아닙니까?
이틀동안 세토우치시 돌아다니면서 생각한 건데 여기는 사람 좀 더 와도 됩니다
아니 오히려 더 왔으면 좋겠습니다⋯⋯ 전시 끝나면 사람 많이 없을 거 생각하니까 마음이 아프네요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던 노보리
저는 역시 산쵸모의 화려한 하몬이 정말 좋습니다⋯⋯ 왜 5억엔이나 들여서 사 왔는지 알 것 같고, 그런 5억엔짜리 칼을 절반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마음좋고 감동적이네요


노보리 풀샷 보여드립니다
솔직히 계속 보고 있으면 좀 부담스럽기는 함 < 근데 이 자아를 씹덕자아가 이겨서 그냥 무적해피감상모드로 뇌구조가 바뀌고, 쵸모상 다이스키 피엥🥺 됨
09:54

개억까 사건 1 발발
셔틀버스가 박물관 주차장 앞에 정차한 것까지는 어제와 똑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오늘 맨 앞좌석이었고 1빠로 내릴 수 있었다는 점이겠죠
그리고 박물관에 들어오자마자 본 줄이 정말정말 길었기 때문에, 아 빨리 줄 안 서면 여기서 시간 다 잡아먹히고 돼지몬지 판넬 못 돌겠다라는 강렬한 직감을 느끼면서 빨리 내려서 줄서러 가야지!! 라고 생각했음⋯⋯ 그리고 셔틀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미끄러운 셔틀버스 계단 때문에 발을 헛디딘 채로⋯⋯
우닥탁푸다닥 이라는 개 방정맞은 소리와 함께 버스에서 하차당하고 맒
당연히 발목 나갔고요, 발 헛디디는 순간 급하게 손잡이를 잡으려고 양 팔을 뻗었다가 버스 문짝에 개쎄게 박은 죄로 아직도 제 양팔에는 피멍과 시뻘겋게 살이 까진 흔적이 있습니다
헤드셋을 끼고 있어서 잘은 안 들렸지만 뒤에서 몇몇 분들이 놀라시는 소리가 들렸네요 그런데 아픈 거고 나발이고 그냥 이 모든 상황이 개개개개개개쪽팔려서 도망치듯이 대기줄로⋯⋯

대충 이 정도의 줄이 이미 제 앞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줄 들어가고 나서 좀 더 기다린 뒤에야 저희 조가 들어갈 수 있었고, 들어갈 쯤에는 이미 주차장까지 줄이 더 길어져 있었네요


주차장 바로 앞쪽에 있는 박물관 굿즈샵 정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3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벤치도 6-7개 정도 있어서 셔틀버스 기다리시는 분들이 여기서도 많이 쉬시더라고요. 그리고 저 노란 포스터가 너무 시선을 끌길래 봤더니
산쵸모티셔츠⋯⋯
아무리 그래도 이건아니지예 싶어서 귀국하는 그 순간까지 영원히 외면함

지옥의 기다림이 끝나고 드디어 제가 1순위 대기팀이 되었어요
박물관 관계자분께서 여기 동그란 데까지 와서 서 있어달라~ 하셔서 보니까 이 스티커도 하몬을 표현한 거더라고요⋯⋯ 마음 좋고 하나 갖고 싶었음
10:06


드디어 입장합니다! 분명 어제도 왔던 곳에 어제도 본 칼 또 보러 가는 건데도 너무너무 설레⋯⋯
새삼 생각하는 건데 저 노보리 몇 개나 발주했을까요

오늘도 학생증 제시하고 대학생 요금 600엔에 쟁취했고, 정말 볼수록 아름다운 티켓입니다⋯⋯
저는 산쵸모 전시를 처음 와 보기도 했고, 어제 받은 티켓이 킷사키 부분이었던 탓에 이번 티켓은 전부 이걸로 통일인가~ 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받으면서 보니까 티켓이 전부 하몬으로 꽉 차있는 거임! 어버버하면서 받아가지고 옆으로 빠져서 자세히 보니까 오늘 받은 티켓에는 산쵸모의 키리코미가 담겨있었습니다
제발⋯⋯
1편에서도 적었지만 산쵸모의 나카고를 제외한 도신 부분을 완성하려면 총 4장이 필요한데 저는 벌써 이걸로 2장이나 모아버린 거예요⋯⋯ 그리고 어제오늘 받은 티켓 두 장의 디자인도 전시 티켓이 4등분의 산쵸모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더라면 가장 갖고 싶다고 생각했을 법한 2장이었거든요///
진짜 너무 고마우시다
10:28
2026년 3월 21일 10시 38분

제가 웬만하면 자랑질 안 하는데 이 사진은 정면샷으로도 심한 빛공해 없이 잘 찍혀서 자랑 좀 해야겠습니다
하몬이 너무너무 잘 보여서 이번 여행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 심지어 이거 사진 찍으려고 가져온 세컨폰 말고 렌즈처망한폰으로 찍은 거예요⋯⋯ 🤟🏻
일단 어제보다 사람은 많았지만 체감상 훨씬 더 여유있게 봤구요! 어제 제정신 아니고 피곤한 상태에서 뒷사람 앞사람 박물관 직원한테 쫓기듯 봤을 때도 정말 이게 진심 사람이 만든 거라고? 악마랑 계약해서 영혼 판 거 아니고?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8시간 숙면하고 다시 보니까 진심 ㅁㅊ⋯⋯(ppppppppppppp)라는 생각이 들었음
(이 아래부터는 타 계정에 쓴 트윗을 좀 다듬었습니다 ㅇ///ㅇ)

일단 1편에서 기억해두라고 했던 이 개시키발언을 정정하고 싶고요
오늘 보니까 진짜 엄청 길었어요 어느 정도냐면, 제 키는 163cm인데 이틀 내내 전시를 보러 갈 때는 6cm 워커를 신고 갔으니 거의 170cm 정도의 키였단 말이지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팔을 높게들고 까치발을 서도 이님을 줌 없이 화각 안에 다 못담음⋯⋯ 저 사진은 0.5배로 겨우 찍은 거고요
산쵸모의 길이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기록이 다양해서 말이 많지만 일단 박물관 자체 제작 팸플릿에는 산쵸모가 79.1로 기재되어 있고⋯⋯ 고케 카네미츠같이 엥간한 타치보다 더 긴 우치가타나가 있어서 산쵸모 정도면 중간에서 좀 더 큰 정도지? 라고 생각했는데 /ㄴㄴ
공식적인 길이가 80cm 약간 못 되는 79.1cm라서 도검남사 산쵸모가 190 약간 못 되는 189cm가 된 게 아닌가 싶었고요⋯⋯ 코시라에는 어제도 말했지만 여전히 엄청 깁니다!


분명 어제오늘 조명 세팅은 완전히 똑같을 거란 말이죠⋯⋯ 근데 오늘은 유난히 더 하몬이 반짝거려서 어제보다 선명하게 잘 보이는 느낌이었음///
그리고 산쵸모 하몬이 잘 보면 전체적으로도 물결 같은 흐름이 되는 거 아시나요⋯⋯ 이게 하몬이 작아지는 부분이랑 커지는 부분의 완급이 있더라고요. 거의 칼 전체를 다 덮어버릴 정도로 큰 부분도 있고 거의 날 끝에만 머무는 정도의 작은 부분도 있고
어제 레포에서는 불꽃이나 깃털에 비유를 했었는데, 이 날 다시 보니까 해변에 밀려오는 엷은 물거품이랑도 비슷한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쪽이든 뭔가 경계선이 선명하지 않다는 느낌은 있고, 그게 산쵸모라는 칼의 매력인 거겠죠⋯⋯


나카고 관련: 산쵸모 나카고가 진짜, 엄청 많이 녹슬어있고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딥한 갈색입니다⋯⋯ 쇠가 저 정도로 녹슬어서 까매지려면 정말 오랜 시간을 거쳐야 할 건데 실제로 산쵸모: 600년은 됐고, 아 오래된칼애호되/// 상태
그런데도 칼날에 녹 하나 없이 완전 번쩍거리는 게 정말 형언 못 할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켰어요
물론 명검이기도 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우에스기씩이나 되는 가문의 소유로 보냈으니 녹이라도 슬라 습기라도 찰라 노심초사하면서 관리는 당연히 잘 해줬겠습니다만⋯⋯ 저렇게 쇠가 까맣게 녹슬어 갈 시간을 보냈는데도 연마조차 거의 되지 않은, 그야말로 제작 당시의 상태를 거의 완벽하게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일본도랍니다
지가 古臭い하다고 할때마다 앞으로 주대이 앙나때릴거임!
그래서좋은거다⋯⋯
무생물 이렇게까지 애호해도 됨?

연마 관련으로 이야기를 좀 더 하자면 산쵸모는 1kg를 약간 넘기는 무게인데, 특별히 무겁거나 크게 만들어진 네네키리마루 같은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는 굉장히 무거운 축에 속합니다. 도신에 경량화를 위한 홈인 히樋가 파여 있는 칼인데도 말이죠⋯⋯
히를 파 놓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최근 실장한 후타스지히 사다무네처럼 종교적인 이유(두 줄의 히는 부동명왕을 상징함)가 아니고서야 보통 경량화 목적이라고 보시면 편합니다. 그런데 산쵸모는 경량화를하셔도 1.06kg < 너뭐임?
그렇네요⋯⋯ 하여간
일본도가 양손 무기라고는 해도 그건 우치가타나, 창, 나기나타 이런 아이들에게 우선적으로 해당되는 거고 기마용이었던 타치는 1:1 백병전 야차에서 쓰는 게 아니라면 거의 한손용이란 말이죠⋯⋯ 낙마라도 하면 훅 가니까 한 손으로는 고삐를 잡고 있어야 할 테고
근데 이렇게 휘어짐 심하고 긴 칼을 휘둘러야 하는데 1.06kg라고
장난?
참고로 저는 이 날 전시를 보면서 처음으로 산쵸모에게 히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까방권: 저 어제 너무피곤해서 사실 산쵸모 제대로 못 뜯어봤고, 인겜 일러에서도 잘 안 보였어요
그래도 이제라도 알아서 다행이죠? 확실히 두 번 보니까 첫 감상에서 못 봤던 이런저런 점들이 잘 보여서 좋았습니다⋯⋯ 4월 전시에도 두 차례 방문할 예정인데 그 때는 또 어떤 새롭고 멋진 점을 발견하게 될지 너무 기대돼요


산쵸모 킷사키 귀엽지 않나요? 동글~ 하고 짧둥~ 해서
이름은 기억 안나는데 여기 전시실에 킷사키가 엄청, 엄청 긴 칼이 있었거든요⋯⋯ 나그거보고 진짜 놀람 하여간 걔를 보고 산쵸모를 봐서 그런진 모르겠으나 킷사키가 짧다는 생각을 했네요 이게 디폴트일 텐데!
이런들 어떠하리⋯⋯ 귀엽기만 한데 ㅎ.ㅎ
그리고 1편에도 적어둔 거지만, 산쵸모의 개난리 하몬이 킷사키 쪽에서는 완전히 정돈되는 것도 정말 볼 만한 감상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예술이지⋯⋯
ㄴ 무기다.
하는 느낌

오늘은 킷사키가 정면으로 보이는 니죽이는각도 & 뒷판도 진득하게 봤네요⋯⋯ 리리님이 쵸우기 전시 보고 오시더니 니죽이는각도 바이럴해주셔서 저도해봤다죠 큼큼.
옆판 감상: 진짜 앙 나 얇 음
그래서 산쵸모는 칼 자체에 뭔가 파괴력이 있다기보다는 다루는 사람의 숙련도나 완력을 많이 탈 것 같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얇은 칼은 정교함 같은 면에서 조금 더 유리하기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칼이 두꺼우면 그만큼 물체에 가해지는 충격이 클 거고 < 이거 학습지로 대가리맞는거랑, 법전으로 대가리맞는거 생각해보면 됨
그럼 산쵸모(남자)는 얼마나 전투센스가 좋은 거임?
아무래도 본체니까 잘 다루겠지요


그럼 이런 칼로 야차떠서 키리코미까지 낸 우에스기 켄신은 ㅈㅉ 뭐하는놈이지
⬆️ 라는생각을 함⋯⋯
키리코미 관련해서는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만약 이 글을 읽고 계신 불특정 누군가께서 산쵸모를 보러 갈 계획이 나중에라도 있다면 꼭 키리코미를 뒷판에서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앞면에서 보는 것보다 뒤에서 보는 게 더 패인 자국이 깊었어요! 좀 더 주의깊게 보면 깔끔하게 패인 게 아니라(그럴 수도 없지만) 깎여 나간 것처럼 울퉁불퉁한 단면이 보이는데 저는 정말 이 부분을 보고 죽고 싶었습니다(p)⋯⋯ (ㅜ ㅜ)
문제가 있다면 칼이 약간 비스듬하게 디피되어있다보니 뒷쪽에서는 하몬이 잘 안 보여서 굽혀야 겨우 볼 수 있긴 해요⋯⋯ 근데 진짜 뒷면도 엄청엄청 화려하고 아름답고(ㅜ ㅜ) 차라리 이거 어디 낚싯줄에 매달아서 굴비마냥 전시해놓고 조명쏘자 라는 생각을 좀 했음
칼린고비식 전시 진심, ㉨㉡, 매우 건의넣고싶음 산쵸모 뒷면도 정말 예쁜데 사람들이 뒷면은 잘 안 보고 그냥 스쳐가요!

코시라에는⋯⋯ 일단 제일 크게 느낀 게 1편에서도 말했듯 산쵸모가 소리反り가 되게 깊은 편이거든요? 근데 그게 칼으로 볼때보다 코시라에 보니까 훨씬 잘 느껴졌습니다. 당연함 코시라에임! 코시라에는 칼을 수납해야 하니까 크기도 휘어짐도 칼에 비하면 큰 게 맞긴 합니다
그럼에도!
확실히 코시라에로 보니까 소리가 깊고 예술적으로 휘어진 정말 아름다운 칼이라는 게 실감이 되고, 너무킹름다워서 정신병원가고싶다⋯⋯ 국보탈취범이되기전에 이 정신병을 치료해야한다⋯⋯ 라고 생각함


오늘의 코시라에 관람 포인트는 옻칠, 메누키, 그리고 사게오였어요 산쵸모의 코시라에도 본체와 마찬가지로 국보 지정이 된 귀한 몸이십니다! 정식 명칭은 흑칠 합구 타도 코시라에(黒漆合口打刀拵).
옻칠이 일단 너무 빤딱빤딱하게 돼 있어요 저 광을 보시면 알겠지만 거의 플라스틱 수준으로⋯⋯ 이거칭찬입니다 욕 아니고
일단 코시라에 자체는 원목인데, 저걸 이렇게 단단하고 반짝거리게 만드려면 옻칠을 아주 공들여서 오래, 몇 번이나 계속 반복해야 하거든요. 전통공예 쪽으로 조예가 있으신 분들이라면 산쵸모의 코시라에가 정말 미친 수작업의 결정체라는 걸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해요.
메누키는 이거 호랑이로 알고있는데 사실 해치? 같기도 합니다 생긴거보면⋯⋯ 하여튼 츠카마키 사이에 빼꼼! 하고 튀어나온게 정말 코엽지않나요 약간 숨바꼭질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게오는 꽃무늬 같은데 너무너무 귀엽지않나요? 멀리서 보면 약간 고양이발자국같음! 진짜고양이: 난센 이치몬지
이거 원래 노란색인데 때 많이 타고 낡아서 약간 노란끼 도는 쑥색? 같이 변했십니다 그런데 이것마저도 아랑스러우면나는어뜨카라고
10:34
마음 같아서는 산쵸모 앞에 한 10분 서 있고 싶었는데 그런 민폐를 저지를 수도 없는 노릇이거니와 점점 사람이 몰려들고 있어서 오늘의 감상도 이쯤 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1층 로비로 내려오니 전투 스탠딩 등신대 앞에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찍은 오늘의 유메죠샷
저거 한 번 찍고 나니까 왼손 약지에도 산쵸모랑 똑같은 모양으로 또 하나 더 하고 싶어서 미치겠습니다 누가 좀 뜯어말려주세요⋯⋯


산쵸모야!
학예사님들 말씀 잘 듣고 건강하게 지내야 한다~
언제, 어떻게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꼭 다시 만나러 오겠다는 마음으로 마지막 인증샷
ㄴ 분명 이 때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귀국하자마자 정신병 미쳐서 6시간만에 비행기표 또 끊음
이제 전시관은 나왔고 굿즈 매수하러 갈 시간! 그런데 어제 대부분 사고 싶은 걸 다 사서 오늘은 잔잔바리하게 털어갈 계획입니다(ㅋㅋ) 우선은 연수동 안쪽의 판매존 → 제작 시연 관람 → 메인 굿즈샵 돌고 슬슬 돼지몬지 판넬을 향해서 가는 것으로⋯⋯

이치몬지의 하얀 가루다!
수상한 가루 아니고, 마약 아니고, 이치몬지 우동이라는 식당에서 만든 평범한 조리용 밀가루입니다 포장지에 그려진 오리가족이 너무너무너무너무 𖹭엽지 않나요?
사실 너무 사고 싶었는데 이거 사서 들어오면 검역받아야 하는 게 귀찮아서 /잘가게 함


이 판매존에는 오타쿠샷을 찍을 수 있는 간단한 포토존, 그리고 어떤 선글라스를 벗은 돼지모찌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분명 어제까지는 발견 못 했는데⋯⋯ 저거 보고 나오다가 어떤 모녀 사니와님께서 사진찍는 거 보고 헉 나도 찍을래! 하고 얌전히 줄 서서 기다림
완파쿠 개체차라는 말이 정말 웃겨서 좋아하는데, 저희 집 돼쵸모는 옷만 입히면 자꾸 냅다 디비누우려고 하시거든요⋯⋯ 그래서 저렇게 벽에 기대서 앉힐 수 있는 포토존의 존재가 너무 소중합니다 ㅇ///ㅇ

1일차 레포에 이런 사진을 넣고 싶었는데 (ㅜ ㅜ)
카메라로 줌 당겨서 이렇게 가까워 보이는 거지, 실제로는 제법 거리도 있고 위험하니 다가오지 말라고 아예 가드를 쳐 놨습니다 그런데도 불 열기가 여기까지 와서 이 건물 안은 유독 더웠어요⋯⋯
지금이야 단순 노동 정도는 기계가 대체할 수 있다지만, 산쵸모가 만들어졌을 시점인 고도 제작 시기의 일본에 뭐 증기기관이 있기를 합니까 전기가 있기를 합니까 그냥 인간이 뺑이쳐서 만드는 거죠
그렇게 생각하면 도공님들을 그냥 무한리스펙하게되⋯⋯
10:45
굿즈샵 내부 입장했습니다! 어제보다 확실히 사람이 많은 게 느껴졌어요
어제는 금요일이긴 했지만 그래도 춘분(일본은 춘분과 추분이 국가공휴일입니다)이라서 첫 날에 많이들 오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주말은 주말이네요

어떤 도검남사 발견
사진 않았습니다만 기타 다른 제품 등등 구매 원하시면 별도 연락 주세요 4월에 방문할 때 사오겠습니다 ㅇ///ㅇ

밤새 굿즈샵 한 편을 지키고 계셨던 쵸모상
잘 보이는 곳에서 박물관을 지키고 있었다고
탑꾸 갖다가도 찍고 싶은데 탑로더 특유의 반사광 때문에 사진이 날아가는 경우가 너무 잦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돼지 두 마리 들고 찍게 됨

그리고 저는 아침술? 낮술? 을 합니다
슬슬 산책남사 판넬이나 돌까~ 하고 나가려는데 문 근처에 있는 냉장고에 얘가 있는 거예요⋯⋯ 일단 술이라면 다 좋은데 산쵸모이기까지 함, 그리고 가격도 760엔이라 꽤 괜찮아서 카운터에 결제요청 드리면서 혹시 이걸 여기서 바로 마실 수 있냐, 박물관 안에서 음주해도 괜찮은 건지 물어봤는데 당연히 된다고 해 주셔서! 그럼 여기서 마시고 갈게요 ㅎㅎ!!! 라고 했더니 바로 병따개 가져오셔서 즉석에서 따 주심
더워죽겠는데 막 냉장고에서 꺼낸 병맥주(그리고, 산쵸모임) 자시니까 진짜 기분 째졌고요
맛이나 기타 등등은 3편 최하단의 정산 목록을 참고하시어요⋯⋯
11:18
가자
돼지몬지를 향해

산쵸모 전시로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수준을 넘어 모터를 달아버린 세토우치시
급기야 후쿠오카 이치몬지파 도검남사들까지 참전시키고 마는데⋯⋯
산책남사 판넬이 설치된 곳은 총 3군데로, 유키에 신사(노리무네와 난센), 지겐인(도요와 히메츠루), 나카자키테이 박물관(산쵸모와 닛코)입니다. 각 장소마다 판넬 전시 시간이 다른 건 둘째치고, 유키에 신사에서 오사후네역까지 3.1km 정도라 생각보다 걸어서 갈 만한 거리인 거예요⋯⋯ 나카자키테이 박물관이 저~ 아래쪽이라 이게 조금 걸리기는 하는데
어차피 저는 오늘 걷다 죽을 생각으로 여기 왔습니다
ㄱㄱ



일단 가장 먼 데다가 판넬 전시가 15시로 일찍 마감되는 유키에 신사로 향하기로 합니다⋯⋯ 여전히 세토우치의 논밭 뷰는 적응이 안 되네요
뭐 아주 나쁘지도 않은 게 엄청 한적하고 조용해서 산책하기에는 정말 좋습니다 날씨도 너무너무 좋고! 한국 날씨에 익숙하신 분들이면 여기는 그냥 뭐⋯⋯ 늦봄 날씨 정도라서 겉옷 없이 걸으면 딱 적당할 것 같네요

일본도의 도시 아니랄까봐 맨홀도 도공 모양
뒤에 국화가 그려져 있는 건 세토우치시의 상징화가 국화라서 그런 듯하고, 포도가 그려져 있는 이유는 모르겠는데 닛코 같고 그냥 좋습니다⋯⋯
11:24
유키에 신사 도착!


유키에 신사는 오사후네파와 이치몬지파의 도공들이 '눈'을 지켜달라고 기원했던 곳입니다.
지금에야 용접·제련 등을 할 때는 보안경을 착용하여 강한 빛에 의한 시력 저하 및 이물질로 인한 안구 손상을 막을 수 있다지만, 그 시절에 뭐가 있었겠나요⋯⋯ 때문에 도공들에게는 시력이나 각막, 심하게는 안구 자체가 손상되는 일이 드물지 않았습니다. 직접 두 눈으로 제작 상태를 확인해 가며 칼을 만들어야 하는 도공들에게 눈이 나빠지는 것은 곧 생업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였기 때문에, 이 유키에 신사에 도공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도.
저도 빌었습니다
제 눈 240만원짜리거든요
라섹으로 겨우 시력 살려놨는데 각막까지 얇아서 만에 하나 시력 나빠지면 이제는 렌즈삽입술 말고 답이 없습니다⋯⋯

돼지몬지의 습격이다!
저 아래에 있는 산쵸모 라비코레는 손님 접대 내번 중이라고 합니다
아기토끼가 울지도 않고 기특하네요.

유키에 신사에는 무려! 산쵸모의 우츠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한 시간 전에 봤던 게 눈 앞에 또 나타나 있는 사건
오마모리 판매 매대를 지키고 계신 어르신께 좀 더 가까이 가서 봐도 되냐고 여쭤봤더니 흔쾌히 마음대로 실컷 보라고 하셔서 이렇게나 가까이서 볼 수 있었습니다⋯⋯ (ㅜ ㅜ) 실제로 보니 정말 비슷한 재현률이었고, 우츠시라서 나오는 한계를 제외하고는 실제 산쵸모-우츠시 두 개를 같이 봐야 차이점을 찾을 수 있을 정도였는데 그래도⋯⋯ 저는 역시 산쵸모 원본이 너무너무 넘사벽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 다 찍고 나오면서 매대에 오마모리를 팔고 계시길래 쭉~ 둘러보다가 勝守(카치마모리라고 읽습니다)라고 쓰인 남색의 개 아름다운 부적을 샀음⋯⋯ 근데 가격표가 너무 멋진 필기체로 쓰여있고, 못 읽는 상황 발생함 그래서 저⋯⋯ 혹시 이거 얼마인가요 제가 외국인이라 필기체를 잘 못 읽습니다(ㅜ ㅜ) 라고 하시니 천 엔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셨음! 돈 내면서 외국인인 거 몰랐다, 여기 어떻게 왔냐고 하셔서 비행기 타고 왔다고 하니까
苦労したな⋯⋯
라고 하셔서 아직은 괜찮다고 함
뭔가 이것저것 유키에 신사의 기원이라든가, 행사 같은 건 연에 몇 회 정도 하는지 이런 것들 여쭤보면서 스몰토크 하다가 저도 수술을 받은 눈이라 더 나빠지지 않도록 참배했다~ 하고 스몰토크를 하니까 어르신께서 진짜 앙나 안쓰럽다는 눈빛으로
気をつけてな⋯⋯
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함
11:52
지겐인 도착!

세토우치의 지겐인은 오사후네파 도공들의 영혼을 기리는 보다이지(가문 대대로 조상들을 모시고 공양할 수 있는 절)입니다. 매년 10월 초순 일요일 세토우치 오사후네쵸 일대에서 '비젠 오사후네 명도 축제'가 열리는데, 이 때 지겐인에서는 오사후네 도공들의 위령제가 열린다고 해요. 도검 문화, 특히 도공과 연관이 깊은 절이기 때문인지 이 곳의 에마絵馬(소원을 적는 나무판)는 전부 작은 칼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었는데요⋯⋯ 그건 사진을 못 찍어왔습니다 4월에 가면 꼭 찍어오리

돼지몬지의 습격이다!
인게임 회상에서 히메츠루는 도요를 되게 질색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어른들의 사정으로 지겐인 산책남사 판넬로 묶여버린 게 정말 웃겼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사진 찍고 뒤돌아 나오는 순간 눈도 못 뜰 정도로 바람이 정말 심하게 불었는데, 텅~ 하는 소리와 함께 도요는 바닥으로 엎어지고 히메츠루만 멀쩡하셨음
도요 살려달라고 하고 히메츠루: 즐 이라고 함
12:08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오래, 많이 걸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갈 곳은 세토우치 후르츠 가든이라는 곳인데, 뜬금없이 여길 왜 가냐 하면

별 수 있나?
그럼 가야지
사실 저는 단 걸 잘 못 먹습니다, 어느 정도로 못 먹냐: 저가형 커피 체인에서 파는 뭐시기저시기초코휘핑프라푸치노 한 잔을 다 먹으면 저는 일주일 동안 그 어떤 단 음식도 먹지 않음⋯⋯ 그런데 산쵸모 콜라보 메뉴라니까 너무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못 먹으면 죽을 것 같고 너무 억울할 것 같고 (ㅜ ㅜ) 그리고 딸기를 정말정말 좋아해서(제 최애 과일이에요!) 딸기랑 같이 있으면 완식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스스로를 향한 설득 단계까지 와 버려서
가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동선을 어제 숙소에서 다 짜고 기절함

셔틀버스를 타면 골목길이 아니라 도로로 다니니까 박물관에서 7분 이내로 금방 가는데, 저는 걷다죽기를 선택해서 그냥 하천을 따라서 하염없이 걸었습니다⋯⋯ 당연히 민가 구역을 지나치게 되는데
갑자기 어느 집을 지나가는 순간 엄청 시끄러운 개짖는소리가 들리는거예요⋯⋯ 깜짝 놀라서 쳐다봤는데 웬 살구색 시바견이 웃으면서 꼬리 흔들고 있고, 자기 지금 엄청 귀여운데 안 쓰다듬어주냐고 쳐다보고 있었음!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얘가 짖는 건 아닌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저 너머를 보는데

미안하다
지나가마
12:17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는데 딱 점심시간이라 그런가 사람이 많아서 자리가 안 났고⋯⋯ 한 10분? 기다려서 혼자 오신 사니와님이 다 먹고 자리를 비켜주신 덕에 냉큼 편하게 앉았습니다

후르츠 가든은 QR 주문 시스템이 없어서 직접 메뉴판을 보고 직원분께 요청드려야 합니다! 저는 당연히도 여기 온 목적인 산쵸모 콜라보 메뉴 2개를 시켰고, 이것만 먹으면 정말 먹다가 당분을 못 이기고 폐사할 것 같아서 아아메도 추가로 한 잔 시켰어요⋯⋯
장내가 그렇게 넓지 않았고, 메뉴가 기본적으로 다 화려하고 키라키라한 느낌이라서 만드시는 데에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음식 나오기 전까지 세컨폰으로 찍은 산쵸모 사진 옮겨와서 하몬 잘 보이게 보정 좀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개억까 사건 2 발발
어제 저녁에 멎은 줄 알았던 코피가 갑자기 터졌습니다
진짜 왜?
저는 비염 때문에 콧물이 나오는 줄 알고(평소에도 자주 이래서) 티슈로 대충 코를 찍어 눌렀어요, 그런데 찍혀 나오는 게 투명하지가 않은 거임 새빨간거임⋯⋯ "〇됐다" 상태로 급하게 티슈 찢어서 코 틀어막고 난리부르스를 췄죠 그리고 내 주변에는 사니와님들이 바글바글하시고⋯⋯
갑자기 오시남사 메뉴 먹으러 와서 코 막고 휴지 뽑는 뭔 미친〇을 보면 다들 당황하시겠죠 뭐 쟤는 저렇게 식사 예절이 없나 하고⋯⋯\
싸갈근데 식사예절이고나발이고 내가지금 피를철철흘린다고
저도 패닉이 와서 이거 100% 10분 넘게 안 멎을 텐데 어떡하지? 화장실 들어갔다가 나오는 사이에 메뉴 나오면 어떡하지? 애초에 코피는 멎을 때까지 지혈하는 것 말고 답도 없는데 계속 이러고 있어야 하나? 하면서 별 생각을 다 하다가 그냥 결국에는 체념함⋯⋯


기분 좋게 먹으러 왔는데 코피 터져서 머리도 어지럽고, 코 눌러서 지혈하느라 화장 다 뜬 상태에서 진짜 죽고싶고 너무우울해서 본계에 한탄을 좀 했어요 제 수중에 담배가 있었으면 어디 나가서 줄담배를 빨다 오고 싶었을 정도로⋯⋯ 그랬더니 아랑스러운 트친들이 위로? 를 해줬네요(ㅜ ㅜ) 너무 웃겨서 좀 기분 나아진 상태로 지혈도 대충 끝내고 수정화장도 마무리함
정말 고맙습니다
근데 이정도로 영력 빨아먹혔으면 현현이라도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기다리다 보니 49분쯤에 메뉴도 2개 다 나와서 식사예절 드갔습니다
무뎌보자~
지금부터 나오는 모든 "안 달다"는 제 기준 극찬입니다
일단 산쵸모 메뉴라고 새 모양 쿠키를 두 메뉴 다 같이 주셨는데 이거 버터맛이고, 생각보다 안 달아서 너무너무 맛있었네요⋯⋯/// 작은새잡아먹자!
파르페 비주얼이 너무 무서워서 일단은 칼 모양 플레이트부터 먼저 먹었습니다! 초코시트 사이에는 우유크림이랑 딸기 슬라이스가 들어가 있는데 이 딸기 슬라이스때문에 좀 썰어먹기가 힘든 감이 있었어요. 크림도 되게 많이 넣어주신 것 같고 나 이거 정말 먹을 수 있는 건가⋯⋯ 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생각보다 안 달고 맛있는 거예요 시트도 촉촉하니 부드럽고!
먹다가 아 물리는데? 단 것 같은데? 싶으면 주변에 데코용으로 놔 주신 딸기를 같이 먹었어요. 여기가 기본적으로 과수원이고, 카페는 사이드로 운영되는 느낌이라 여기서 나는 모든 과일 관련 메뉴는 직접 재배된 것들로 만드시는 듯했습니다! 덕분에 딸기가 정말 신선하고 시원하고 맛있었어요. 백딸기도 오랜만에 먹어봤는데 아주 달콤하고 좋았습니다 ㅇ///ㅇ
그리고 플레이트 다 먹자마자 이 상태 됨

간과했던 거예요
제가 제 생각보다도 단 걸 못 먹는다는 사실을⋯⋯ 산쵸모에 눈이 멀어서
그래도 일단 돈을 주고 시킨 메뉴니까 이대로 남기면 아깝기도 하고 예의도 아니고 (ㅜ ㅜ) 어찌저찌 물이랑 아아메로 입 씻고 파르페 도전해봤습니다
근데진짜로 갠취: 불호
이런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분명 있긴 하겠죠 그런데 저한테는 진짜 쉽지않았습니다
위에 올라가 있는 고구마 아이스크림은 꽤 괜찮았어요. 사실 씹으면 아삭아삭한 느낌이 나는 아이스크림이라기보다는 젤라또? 에 가까운 끈적한 식감이었는데 뭐 이건 제작 공정상 고구마로 아이스크림을 만들면 생기는 문제일 수도 있겠다 싶어서 ㅇㅋ 굿 아직까지는 먹을 만 함 < 이렇게 생각하면서⋯⋯ 문제는 그 밑에 있는 오렌지색 큐브 아이스크림? 들인데
세토우치 가셔서 저걸 먹어보실 분들이 있다면 저걸 드시고 나서 무슨 맛이 나셨는지 저한테 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직도 저게 무슨 맛인지 정체를 모르겠거든요⋯⋯ 큐브 한 면에 카라멜 시럽을 뿌리고 토치로 구운 건지 엄청 끈적끈적하고 찐득찐득한, 불에 지진듯한 단맛이 났는데 메이플 시럽이나 카라멜 소스 같은⋯⋯ 끈적한 질감도 무리 없이 드시는 분들은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거 먹고 너무 충격적이어서 기억이 휘발된 것 같네요
이거 쓰는 와중에도 다른 세세한 에피소드들은 기억이 나는데(심지어 저 때 먹은 커피 맛도 기억함;) 오직 저 정체불명의 오렌지색 큐브 아이스크림? 만 기억이 없습니다 진짜 뭐지
그래도 나름 열심히 먹긴 먹었습니다! 근데 먹다가 먹다가 도저히 못 먹을 것 같다 나는 이걸 다 먹으면 오늘 밤 호텔 앞 세븐에 기어들어가 울면서 불닭과 소주를 찾을 것이다⋯⋯ 라는 강렬한 직감 하에 한 3개 정도 남긴 채로 슬슬 일어나서 계산하고 나감
13:32
점심 겸 배도 채웠겠다, 나카자키테이까지 걸어서 이동합니다

오세요 세토우치
논과 밭이 있는 곳
이 날 총 15km를 걸었는데 그 중에 한 5km 정도는 거짓말 안 하고 논이랑 밭만 영원히 자만추한 것 같습니다

야자수⋯⋯
저희 동네가 추운 곳이라 야자수가 살 수가 없는 환경이고, 저도 초등학교 4학년일 적에 제주도 가서나 처음 봤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여행 가서 야자수 보면 고깃집에서 만난 야구선수한테 싸인해달라고 하는 감각으로 사진을 찍음
그리고 이쯤 걷다가 진짜 거짓말 안 하고 발이 터질 것 같아서 & 아까 코피 흘린 후로 머리도 너무 어지러워서⋯⋯ 지금 내 체면이고 나발이고 흰바지고 나발이고 그냥 여기 잠깐 길바닥에 주저앉아서 쉬다가 갈까 < 라고 진심으로 생각함, 그리고 아무도 없으면 걍 주저앉으려고 잠깐 뒤를 돌아봤어요
그런데 저~ 만치 뒤에 이치몬지스러운 안감 빨간색인 기모노에 레이스 숄 걸치시고 레이스 양산까지 걸치신 누가봐도 이치몬지의 여자스러우신 사니와님께서 우아하게 됴각. 됴각 하고 걸어오고 계신 거예요
그 상태에서 냅다 주저앉은 저를 보신다면 진심 경멸의 눈빛으로 품위없는것. 이라는 소리를 하실까봐 그냥 헤드셋 끼고 노래 들으면서 파워워킹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한 5분 정도 걸으니까 더는 안 보이시더라고요
13:51
나카자키테이가 있는 세토우치 비젠 후쿠오카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큐슈 시의 '후쿠오카'라는 지명은 사실 비젠의 후쿠오카로부터 유래된 지명입니다. 본래 이 곳에 거점을 잡고 있던 쿠로다 가문(니혼고, 하세베, 닛코, 아타기 등의 도검남사와 인연이 있는 그 쿠로다 맞습니다)이 에도 시대, 큐슈 지역의 다이묘가 되어 내려가게 되었고 자신들이 자리잡게 된 새로운 땅의 이름을 쿠로다의 뿌리인 '후쿠오카'로 명명하게 된 것이 그 유래입니다. 이걸로 저는 후쿠오카 두 곳을 모두 가 본 사람이 됐네요 ✌🏻 이예이


나카자키테이는 메이지 시대-다이쇼 시대 사이에 세워진 대지주의 저택이라고 합니다. 여기가 도검이랑 관련이 있는 건지⋯⋯ 는 모르겠지만 일단 고즈넉하고 예쁜 곳이기는 했어요. 별도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모금을 쫌쫌따리 받으시는 모양이었는데 모금함 위에 올라가 있는 산쵸모랑 닛코가 정말 너무 코여웠습니다/// 마침 여기가 산쵸모랑 닛코 산책남사 판넬 전시되어 있는 곳이었거든요⋯⋯ 그거 노리고 두신 게 맞겠지만(ㅋㅋ) 덩그러니 앉아있는 게 너무 귀여웠음!
안쪽에는 산쵸모 누스토랑 맨홀 굿즈, 응마홋페 이치몬지 아크릴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제법 협소한 공간이기도 했고 다른 사니와님들도 많으셔서 전부 사진으로 담을 수는 없었던 게 아쉬움⋯⋯ 여기도 4월에 한 번 더 가면 내부 사진을 좀 찍어오는 것으로

돼지몬지의 습격이다!
산책남사 판넬이 정말 크긴 큽니다⋯⋯ 여기 굿즈 디피해 두고 같이 사진 찍으려고 무릎 꿇고 정리하고 있는데 얼추 눈높이가 비슷하더라고요? 저 무표정하고 무감각한 눈을 보고 있으면 곧 심연으로 빨려들어갈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걸로 돼지몬지 산책남사 판넬 뺑뺑이 종료!
14:05



도대체 몇 개나 발주했는지 모르겠는 산쵸모의 거대 노보리가 휘날리고 있는 이 곳은 오사후네역 근처의 이치몬지 우동입니다!
나카자키테이에서 오사후네 역으로 돌아가는 길 근처에 있기도 하고, 이치몬지라면 안 들를 수가 없잖아요⋯⋯ (ㅋㅋ)
이 쪽이랑 정식 콜라보를 했다는 얘기는 못 들은 것 같은데(그냥 제가 몰랐을 수도) 주차장에 노보리가 꽂혀 있길래 아~ 여기구나 하고 바로 찾아왔습니다⋯⋯ 리뷰에 의하면 그럭저럭 괜찮고 맛있는 우동이라덥니다 근데 여기 영업시간이 15시까지고, 그 이후에는 가게 안에서 점주분들+사니와님들이 이치몬지 오프회를 하실 예정이라는 트윗을 봐서 여기는 언제가 될 진 몰라도 나중에 세토우치를 다시 오면 그 때 가기로 했습니다(ㅜ ㅜ) 그리고 아까 뭘 먹은 게 있어서 그다지 배고프지도 않았음
14:28
아코선을 타고 오카야마로 돌아가려면 14시 27분에 오는 오카야마행 전철을 탔어야 했으나 저는 체력방전 이슈로 인해 아슬아슬하게 14시 28분에 역에 도착하고 맙니다⋯⋯ 다음 열차는 15시 30분에 출발 예정이니 저는 오늘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여기서 영원히 시간을 죽이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됨
그래도 이 정도면 양반입니다
한 시간만 기다리면 어쨌든 오긴 오잖아요?


역 전광판에 전시회 안내가 뜨더라고요⋯⋯ 화질도 그렇고 색감도 그다지 보기 좋은 부류의 것은 아니었는데 산쵸모 도신이 나오는 페이지로 넘어가자마자 어머ㅁㅊ!!! 하고 그냥 바로 찍었습니다 저화질의 전광판을 뚫고 나오는 저 하몬의 반짝임이 보이시나요?


게이트 앞에는 간단한 서적 코너가 있었고, 그 위에는 이 지역에서 출발한 다이묘 가문인 쿠로다 가의 족적과 역사를 설명하는 안내 보드가 붙어 있었습니다. 저 보드 우측 하단에 있는 사무라이 캐릭터를 오늘 세토우치 돌아다니면서 몇 번 더 봤던 기억이 있어서, 여기는 일본도도 그렇고 쿠로다 가문 관련된 것들도 지역 차원에서 많이 밀어주는구나⋯⋯ 하고 생각함
그리고 진짜 할 게 없어서 그냥 얌전히 역사 대합실(대합실이라고 말하기에도 웃긴) 의자에 앉아서 영원히⋯⋯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또 폰으로 사진 좀 옮기고 가방 정리도 좀 하고 노래도 듣고 했어요
이 쯤에서 다시 한 번 일정 정리 하는데 오카야마역 돌아가서 코라쿠엔까지 가는 건 도저히 못 하겠다고 생각함! 그거 빼고는 다 했으니 딱히 이제 아무런 미련이 없어졌기도 하고, 내일 아침 10시 반 비행기로 돌아갈 거 생각하면 그래도 오카야마역까지 기어가서 버스 탈 정도의 체력은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네요
때로는 멈추는 게 아름다울 때도 있습니다⋯⋯



이제 15시 30분에 오는 아코선을 타면 오사후네역과는 이번 여행에서 영원히 작별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너무너무 향수돋고,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몇 장 더 사진으로 남김⋯⋯ 비록 한 시간에 꼴랑 두어 대 오고, 주변에 뭐 마땅한 편의시설도 없고, 비바람에 날아갈 것 같은 낡은 역이지만 그래도 이틀 내내 봤다고 그새 정이 들었다
꼭 다시 만납시다!
언제가 될 지는 몰라도!
ㄴ 라고 생각했음 이때까지만 해도
16:25
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향한 씹덕의 성지
오카야마 애니메이트는 바로 역 동쪽 출구 앞의 돈키호테와 건물을 공유합니다! 4층부터 5층까지의 제법 넓은 매장이었음


딱히 뭘 사려고 온 것도 아니고⋯⋯ 산쵸모 관련된 거라면 어제오늘 질리도록 사고 먹고 했기 때문에, 그리고 산쵸모가 있을 거라는 생각도 안 해서 그냥 ㅎㅎ 건질 만 한 거 있나~ 하고 가 봤는데 역시나 없었고요, 진짜 놀라운 점은 우리아빠랑 우리아기도 없음 왜?

이런 개바보같이 생긴 미카즈키무네치카 빼고는⋯⋯
그래서 도검난무 코너 보고 5분도 안 돼서 그냥 벅저벅저 걸어서 숙소로 갔네요

이때 개 힘들어서 제대로 서 있을 기력도 없었는데 이런 그림자 셀카는 또 언제 찍은 건지 모르겠네요
하여튼 이러고 숙소 돌아가서 밥 먹고, 아빠가 닷사이 23 리퀘스트해서 그거 사러 돈키호테 가고, 모처럼의 호텔이라 숙소에 입욕제 풀고 몸 좀 뎁힌 후에 자려다가 술땡겨서 새벽에 야식 사러 세븐 다녀옴 ㅎ.ㅎ
여기서 개억까사건 3 발발
또⋯⋯
코피가터집니다

이미 아침 5시 반에 일어나서 논스톱 일정 계속 달렸던지라 너무 지쳤는데 이제 뭘 더 오바떨 기력도 없어서 그냥 티슈로 코 틀어막고 허망하게 웃음⋯⋯ 지금껏 일본여행 와서 이렇게까지 뭔가 악재가 계속 겹친 적이 없는데 왜 하필 오시카츠하러 온 지금 여기서 이러는 거지? 싶어서 진짜 너무 어이없고 짜증나고 뭐 오만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피는 영원히 안 멎고⋯⋯
근데 아직 안끝남
잠옷으로 갈아입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목 주변 피부가 너무 간지러운 거예요 뭔가 옷 너머로 빨갛게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부분이 엄청 뜨거운 것 같기도 하고⋯⋯
오늘 입고 나간 게 아주 얇은 기모티였던지라 혹시 기모 때문에 쓸려서 그런가? 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또 목이 시원~ 하게 파인 옷이었단 말이죠
그럼 옷 때문은 아닌데⋯⋯ 화장실 들어가서 거울을 보니까 정확히 옷에 안 가려지는 부분만 엄청 새빨갛게 올라와있는 겁니다
개억까사건 4 발발
?
이런 적이 정말 난생 처음이라(심지어 이 때 아직 코피도 다 안 멎음) 그냥 거울 앞에서 뇌정지 상태로 핸드폰으로 검색을 열심히 돌렸어요 이게 뭔가 싶어서⋯⋯ 그러다가 이게 일광화상 증상이랑 아주 똑같다는 걸 알게 됨
일광화상이 뭐냐면 말 그대로 햇빛 때문에 피부에 1도 화상을 입은 건데요
좀 더 쉽게 말하면 피부가 익은 거임
그러니까 저는
여름도 아니고 3월에 세토우치를 돌아다녔는데 햇빛에 피부가 새빨갛게 익어버린거죠⋯⋯
진심 뭐 이딴 〇같은 상황이 있나, 싶어서 귀국하는대로 가장 가까운 날에 이비인후과(코피), 피부과(화상), 정형외과(발목)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 됐네요 ㉻㉻
개 어이없는 와중에 시간은 새벽 2시반 코피는 겨우 멎어가고⋯⋯ 그래 그냥 이쯤 하고 자자 싶어서 짐만 대충 싸 둔 뒤에 침대 누웠습니다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산쵸모 전시 보는 도중에 아무 일도 없었으니 그 순간을 위한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려고요
3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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